서울 강남권 면세점들이 일정 금액 이상을 구매하면 일부를 되돌려주는 ‘캐시백’ 행사를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전체 매출의 60~80%를 차지하는 중국 따이궁(보따리상)을 잡기 위해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캐시백 행사를 열었다. 300달러 이상을 구매하면 약 12%에 해당하는 4만원을 선불카드에 적립해줬다. 1000달러 이상 구매 시 10만원, 2000달러 이상 구매하면 20만원을 지급했다.

롯데면세점 잠실 월드타워점도 맞불을 놓았다. 따이궁만을 대상으로 22일 시작한 프로모션을 통해 100달러 이상 구매 시 5만원에 해당하는 선불카드를 증정한다. 이 행사는 25일까지 한다.

이들 면세점이 ‘출혈경쟁’에 나선 이유는 송객수수료와 별도로 혜택을 제공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이 여행사에 지급하는 일종의 리베이트다. 국내 면세점들은 따이궁을 유치하기 위해 송객수수료를 관행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강북권 면세점에 비해 매출이 저조한 것도 출혈경쟁의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 등 강북에 있는 면세점들에 비해 매출이 뒤처지다 보니 한 업체에서 캐시백 행사를 시작하면 다른 곳들도 비슷한 프로모션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강남에 대형 면세점들이 잇따라 문을 연 것도 경쟁을 심화시켰다. 신세계면세점(법인명 신세계DF)이 지난해 7월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센트럴시티 건물에 면세점을 개장했고, 현대백화점도 11월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열어 시장에 뛰어 들었다.

롯데는 이미 2010년부터 코엑스점을 운영하고 있다. 2014년엔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국내 최대 규모(1만8833㎡) 면세점을 개장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