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영장심사 5시간30분 공방…"중대범죄" vs "직권남용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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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前대법원장 구속심사
양측 프레젠테이션까지 준비…구속 사유 놓고 치열한 공방
檢 "블랙리스트 등 직접 주도"
양승태 "인사권자 재량…처벌 부당"
박병대 前 대법관도 영장심사…양승태·박병대 서울구치소서 밤샘 대기
양측 프레젠테이션까지 준비…구속 사유 놓고 치열한 공방
檢 "블랙리스트 등 직접 주도"
양승태 "인사권자 재량…처벌 부당"
박병대 前 대법관도 영장심사…양승태·박병대 서울구치소서 밤샘 대기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이 전직 대법원장으로는 처음으로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23일 친정인 법원을 찾았다. 5시간 넘게 직권남용죄 성립 등을 놓고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인 양 전 대법원장은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렸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를 놓고 밤새 심사를 했다.
양승태·박병대 ‘묵묵부답’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오전 10시24분께 법원에 도착한 양 전 대법원장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갔다. 지난달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두 번째로 청구된 박병대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62)의 영장실질심사도 같은 시간 서울중앙지법 319호 법정에서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오전 10시20분께 법원 문턱을 밟은 박 전 대법관 역시 아무 말 없이 빠른 걸음으로 법정을 향했다. 심문을 위해 프레젠테이션 자료까지 준비한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 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이번 심문에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를 비롯한 수사팀 핵심 인력들을 투입했다. 양 전 대법원장 변론은 검찰 조사에 입회했던 최정숙·김병성 변호사가 맡았다. 최 변호사는 여성 최초 대검찰청 연구관을 지낸 검찰 출신 변호사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연수원 동기다. 양측 모두 도시락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권남용죄가 충분히 소명됐다며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재판을 앞두고 피고인 신닛테쓰스미킨(新日鐵住金) 측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독대한 정황을 포착했다. ‘판사 블랙리스트’ 문건에서 인사 불이익을 줄 법관 이름 옆에 직접 ‘V’ 표시를 한 점도 양 전 대법원장이 각종 의혹을 사실상 진두지휘한 증거로 제시됐다.
이에 맞서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재판 개입이나 판사 블랙리스트 등 의혹에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최 변호사 등은 법원은 검찰과 달리 ‘상명하복’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대법원장이라고 해도 일선 재판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특정 판사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인사권자 재량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서울구치소에서 환복하고 대기
약 5시간30분 동안 열린 심문을 마친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4시6분께 대기 장소인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을 나서며 지친 듯한 모습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2시간 뒤 박 전 대법관도 같은 구치소로 출발했다. 이들은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은 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결과를 기다렸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의 구속 여부와 상관없이 기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재판에서도 직권남용을 둘러싼 법리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았던 전·현직 판사 100여 명 중 상당수가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신연수/안대규 기자 sys@hankyung.com
양승태·박병대 ‘묵묵부답’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오전 10시24분께 법원에 도착한 양 전 대법원장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갔다. 지난달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두 번째로 청구된 박병대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62)의 영장실질심사도 같은 시간 서울중앙지법 319호 법정에서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오전 10시20분께 법원 문턱을 밟은 박 전 대법관 역시 아무 말 없이 빠른 걸음으로 법정을 향했다. 심문을 위해 프레젠테이션 자료까지 준비한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 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이번 심문에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를 비롯한 수사팀 핵심 인력들을 투입했다. 양 전 대법원장 변론은 검찰 조사에 입회했던 최정숙·김병성 변호사가 맡았다. 최 변호사는 여성 최초 대검찰청 연구관을 지낸 검찰 출신 변호사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연수원 동기다. 양측 모두 도시락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직권남용죄가 충분히 소명됐다며 구속 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재판을 앞두고 피고인 신닛테쓰스미킨(新日鐵住金) 측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를 독대한 정황을 포착했다. ‘판사 블랙리스트’ 문건에서 인사 불이익을 줄 법관 이름 옆에 직접 ‘V’ 표시를 한 점도 양 전 대법원장이 각종 의혹을 사실상 진두지휘한 증거로 제시됐다.
이에 맞서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재판 개입이나 판사 블랙리스트 등 의혹에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최 변호사 등은 법원은 검찰과 달리 ‘상명하복’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대법원장이라고 해도 일선 재판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특정 판사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인사권자 재량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서울구치소에서 환복하고 대기
약 5시간30분 동안 열린 심문을 마친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4시6분께 대기 장소인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을 나서며 지친 듯한 모습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2시간 뒤 박 전 대법관도 같은 구치소로 출발했다. 이들은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은 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결과를 기다렸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의 구속 여부와 상관없이 기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재판에서도 직권남용을 둘러싼 법리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았던 전·현직 판사 100여 명 중 상당수가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신연수/안대규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