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와 대학, 강사 측 관계자들은 지난달부터 이달 16일까지 강사법 시행령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4차례 열어 세부사항을 조율했다.
회의에는 교육부와 대학 측 대표, 강사 측 대표 등이 참여했다.
대학과 강사 측 의견이 다소 엇갈렸지만 지난해 '대학 강사제도 개선 협의회'가 내놓은 초안의 큰 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당시 협의회는 ▲ 강사에게 교원 지위 부여 ▲ 1년 이상 임용 원칙 ▲ 방학기간 임금 지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제도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단 4차례 회의를 마무리했고, 세부적으로 조정해야 할 사항에 대해 의견수렴을 하고 있다"며 "합의된 사항을 반영해서 1월 안에 입법예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처럼 제도 정비를 하는 사이 학교 현장에서는 '해고 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성공회대에서는 지난해 1학기에 강사 128명이 강좌 154개를 맡았지만 올해 1학기에는 102명이 강좌 110개만 맡게 됐다.
대구대는 강사를 지난해 400여명에서 올해 1학기 100여명으로 감축했는가 하면, 영남대는 3학점을 맡았던 강사를 강의에서 배제하고 전임교원 강의시수를 늘리면서 100명이 넘는 강사가 강의 배정을 받지 못했다.
한양대·중앙대·경희대·성신여대 등에서도 음대 시간강사가 강의 자리를 잃었고, 동아대와 부산외대 등에서도 구조조정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비정규교수노조는 파악하고 있다.
임순광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강사법 시행이 8월인 점을 언급하며 "(대학이 강의 배정을 바꾸려면) 2학기부터 하는 게 맞지만 상당수 대학이 이미 (강의 축소 등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권역별 대학 교무처장 의견수렴에 나서는 등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강사법 적용을 위한 예산확보 노력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강사의 방학 임금 지원에 450억원, 강의역량 강화 지원사업을 통한 우수강사 육성에 100억원을 투입하고자 550억원의 예산을 국회에 요청했지만 실제로 편성된 예산은 절반가량인 288억원이다.
교육부의 다른 관계자는 "강사법은 사람을 고용하는 문제, 학문 후속세대를 길러내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며 "어렵지만 해법을 찾아가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예산을 더 확보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순광 위원장은 "정부는 법적·행정적·재정적 장치를 다 갖고 있으므로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이른 시일 안에 (강사 대량 해고를 막을) 조치를 해야 한다"며 "대학에만 맡겨놓는다면 지금과 같은 사태가 확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