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핑거하트장갑’ 만든 왁티, 100억 투자받고 해외 시장 진출한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터뷰] 강정훈 왁티 대표
삼성에서 올림픽 마케팅만 5번...베테랑만 모여
“핑거하트장갑은 계획에도 없던 대박상품”
“스포츠 접목한 의류‧모바일 사업으로 확장”
삼성에서 올림픽 마케팅만 5번...베테랑만 모여
“핑거하트장갑은 계획에도 없던 대박상품”
“스포츠 접목한 의류‧모바일 사업으로 확장”
지난해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하면 떠오르는 상품이 있다. 검지와 엄지를 오므려 하트 모양을 만들 수 있는 ‘핑거하트장갑’이다. 이 장갑을 기획한 회사는 스포츠 콘텐츠 전문기업 왁티(WAGTI). 왁티는 창업한지 3년이 채 안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지만 지난달 6개의 투자사들로부터 100억 원에 달하는 거금을 투자받아 화제가 됐다. 설립 초기 받은 투자금을 제외하면 이번이 첫 투자유치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더 이목을 끌었다.
어떤 기업이길래 삼성, 미래에셋을 비롯한 회사들이 앞다퉈 투자에 나섰을까.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만난 강정훈 왁티 대표는 “초짜가 아닌 베테랑 멤버들이 있다는 게 우리 회사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업계에선 알아주는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삼성전자 입사 후 10년 동안 5번의 올림픽 마케팅이 그의 손을 거쳤다. 휘문고와 고려대 재학 시절에는 농구 선수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사업으로 바쁜 지금도 운동을 빼먹지 않는 진성 ‘스포츠맨’이다.
▷회사 이름이 특이하다. 왁티는 무슨 뜻인가.
“‘나보다 우리가 더 위대하다’(We Are Greater Than I)라는 문장을 영어로 썼을 때 앞 글자를 따서 WAGTI(왁티)라고 정했다.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가 뭉치면 위대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왁티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스포츠와 관련한 각종 마케팅, 상품 기획이 주력 사업이다. 지난해 동계 올림픽에서는 KT와 노스페이스의 올림픽 마케팅을 대행했다. 스포츠 관련 각종 상품들도 기획하고 판매한다. 핑거하트장갑이 우리의 대표 상품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판매한 ‘올림픽 헤리티지 달항아리’도 왁티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다년간 계약을 맺고 기획한 제품이다.” ▷올림픽과 관련한 사업들이 많다.
“왁티의 창업 멤버들은 삼성전자와 제일기획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한 사람들이다. 올림픽 같은 대형 행사에는 누구보다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몇 년마다 오는 대형 스포츠 행사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 왁티는 지난해 10월 영국 축구 전문매체인 골닷컴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생활의류 사업에 나섰다. 지속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다. 다음 주에는 ‘피클’이라는 모바일용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그날의 경기 결과를 예측해 정답을 맞힌 사람들끼리 일정액의 상금을 나눠 갖는 게임이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광고도 붙일 계획이다.”
▷삼성전자에서 오랫동안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했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
“2005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10년 동안 총 다섯 번의 동계‧하계 올림픽 마케팅을 담당했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다른 사업부의 마케팅을 총괄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남들에겐 솔깃한 제안이었겠지만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의 길을 걷고 싶었다. 4명의 동료들과 뜻을 맞춰 2015년 회사를 나왔고 이듬해 왁티를 창업했다. 국내에 제대로 된 스포츠마케팅 기업을 세우자는 목표 하나로 회사를 나왔다.” ▷창업 3년 차 스타트업엔 꽤 큰 금액인 100억 원을 투자받았다.
“100억 원은 스타트업에겐 큰돈이다. 그렇지만 왁티가 추구하는 사업의 규모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선 내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이 있다. 올림픽 헤리티지 상품 생산과 마케팅 사업에 많은 예산을 투자할 생각이다. 또 골닷컴 브랜드를 활용한 의류 사업과 피클 서비스도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삼성벤처투자는 왁티를 미래의 사업 파트너로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앞으로 제일기획과 많은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투자 받은 만큼 성과를 보여줘야 하니 고생길은 지금부터다(웃음).” ▷창업 후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
“핑거하트장갑 사업을 추진하기 전이 가장 어려웠다. 사실 핑거하트장갑은 원래 계획엔 없던 제품이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업체와 함께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갑자기 사업이 뒤집어졌다. 미국에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북미 관계가 악화되자 프로젝트 시작을 코앞에 두고 사업이 돌연 취소됐다. 사업 규모만 100억 원 수준이었으니 회사가 휘청거릴 지경이었다. 이걸 만회하기 위해 사원들끼리 머리를 맞대서 나온 아이템이 핑거하트장갑이다. 처음엔 잘 팔릴지 의구심도 들었지만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이 쑥쑥 늘기 시작했다. 핑거하트장갑 덕분에 손해를 메꾸고도 남을 정도였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한국에서 제대로 된 스포츠 콘텐츠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스포츠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이 없었다. 왁티는 스포츠 콘텐츠가 가진 힘에 주목하고 있다. 스포츠 뉴스를 매개로 외국어 교육 사업도 할 수 있고, 스포츠팬들끼리 모인 커뮤니티 운영도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골닷컴 내 콘텐츠와 브랜드를 통해 이런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다음 주 내놓을 피클도 이런 목표에 부합하는 서비스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상품 기획부터 콘텐츠 서비스까지 종합 스포츠 콘텐츠를 다루는 기업으로 성장하자는 게 현재 목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어떤 기업이길래 삼성, 미래에셋을 비롯한 회사들이 앞다퉈 투자에 나섰을까.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만난 강정훈 왁티 대표는 “초짜가 아닌 베테랑 멤버들이 있다는 게 우리 회사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업계에선 알아주는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삼성전자 입사 후 10년 동안 5번의 올림픽 마케팅이 그의 손을 거쳤다. 휘문고와 고려대 재학 시절에는 농구 선수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사업으로 바쁜 지금도 운동을 빼먹지 않는 진성 ‘스포츠맨’이다.
▷회사 이름이 특이하다. 왁티는 무슨 뜻인가.
“‘나보다 우리가 더 위대하다’(We Are Greater Than I)라는 문장을 영어로 썼을 때 앞 글자를 따서 WAGTI(왁티)라고 정했다.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가 뭉치면 위대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왁티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스포츠와 관련한 각종 마케팅, 상품 기획이 주력 사업이다. 지난해 동계 올림픽에서는 KT와 노스페이스의 올림픽 마케팅을 대행했다. 스포츠 관련 각종 상품들도 기획하고 판매한다. 핑거하트장갑이 우리의 대표 상품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판매한 ‘올림픽 헤리티지 달항아리’도 왁티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다년간 계약을 맺고 기획한 제품이다.” ▷올림픽과 관련한 사업들이 많다.
“왁티의 창업 멤버들은 삼성전자와 제일기획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한 사람들이다. 올림픽 같은 대형 행사에는 누구보다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몇 년마다 오는 대형 스포츠 행사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 왁티는 지난해 10월 영국 축구 전문매체인 골닷컴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생활의류 사업에 나섰다. 지속적인 사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다. 다음 주에는 ‘피클’이라는 모바일용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그날의 경기 결과를 예측해 정답을 맞힌 사람들끼리 일정액의 상금을 나눠 갖는 게임이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광고도 붙일 계획이다.”
▷삼성전자에서 오랫동안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했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있나.
“2005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10년 동안 총 다섯 번의 동계‧하계 올림픽 마케팅을 담당했다. 그러던 중 회사에서 다른 사업부의 마케팅을 총괄하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남들에겐 솔깃한 제안이었겠지만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의 길을 걷고 싶었다. 4명의 동료들과 뜻을 맞춰 2015년 회사를 나왔고 이듬해 왁티를 창업했다. 국내에 제대로 된 스포츠마케팅 기업을 세우자는 목표 하나로 회사를 나왔다.” ▷창업 3년 차 스타트업엔 꽤 큰 금액인 100억 원을 투자받았다.
“100억 원은 스타트업에겐 큰돈이다. 그렇지만 왁티가 추구하는 사업의 규모를 생각한다면 이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선 내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이 있다. 올림픽 헤리티지 상품 생산과 마케팅 사업에 많은 예산을 투자할 생각이다. 또 골닷컴 브랜드를 활용한 의류 사업과 피클 서비스도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삼성벤처투자는 왁티를 미래의 사업 파트너로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 앞으로 제일기획과 많은 분야에서 협력할 계획이다. 투자 받은 만큼 성과를 보여줘야 하니 고생길은 지금부터다(웃음).” ▷창업 후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나.
“핑거하트장갑 사업을 추진하기 전이 가장 어려웠다. 사실 핑거하트장갑은 원래 계획엔 없던 제품이었다. 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업체와 함께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갑자기 사업이 뒤집어졌다. 미국에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북미 관계가 악화되자 프로젝트 시작을 코앞에 두고 사업이 돌연 취소됐다. 사업 규모만 100억 원 수준이었으니 회사가 휘청거릴 지경이었다. 이걸 만회하기 위해 사원들끼리 머리를 맞대서 나온 아이템이 핑거하트장갑이다. 처음엔 잘 팔릴지 의구심도 들었지만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이 쑥쑥 늘기 시작했다. 핑거하트장갑 덕분에 손해를 메꾸고도 남을 정도였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한국에서 제대로 된 스포츠 콘텐츠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스포츠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이 없었다. 왁티는 스포츠 콘텐츠가 가진 힘에 주목하고 있다. 스포츠 뉴스를 매개로 외국어 교육 사업도 할 수 있고, 스포츠팬들끼리 모인 커뮤니티 운영도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골닷컴 내 콘텐츠와 브랜드를 통해 이런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다음 주 내놓을 피클도 이런 목표에 부합하는 서비스로 키워나갈 생각이다. 상품 기획부터 콘텐츠 서비스까지 종합 스포츠 콘텐츠를 다루는 기업으로 성장하자는 게 현재 목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