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원을 들여 제작해 설 이후 개봉할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120억원을 들여 제작해 설 이후 개봉할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올해도 총제작비 100억원 이상 ‘대작 영화’들의 경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기존 대형 배급사 외 워너브러더스 등 외국 배급사, 메가박스플러스엠과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등 후발 및 신생 투자배급사들이 대작 경쟁에 가세하고 있어서다. 촬영이 진행되면서 제작비가 늘어나는 경우를 포함하면 올 한 해 동안 20편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컬처웍스 관계자는 “제작비가 많이 올라 웬만한 영화들은 100억원을 웃돈다”며 “대작 기준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배급사의 핵심 라인업

롯데컬처웍스는 올해 제작비 100억원 이상 대작을 네 편 이상 내놓을 예정이다. 115억원 규모의 ‘말모이’를 지난 9일 개봉한 데 이어 ‘타짜:원 아이드 잭’(타짜3) ‘천문:하늘에 묻는다(가제)’ ‘사자’ 등을 내놓는다. ‘타짜3’는 노름꾼 짝귀의 아들이 포커판에서 펼치는 무용담을 그린다. 박정민, 류승범이 나온다.

김주환 감독의 ‘사자’는 아버지를 잃은 상처를 지닌 격투기 챔피언이 구마 사제를 만나 세상을 어지럽히는 악에 맞서는 이야기다. 박서준과 우도환이 주연한다. 사극 ‘천문’은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한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최민식과 한석규가 ‘쉬리’(1998년) 이후 20여 년 만에 호흡을 맞췄다.

쇼박스는 ‘뺑반’과 ‘전투’ ‘남산의 부장들’ 등 세 편을 선보인다. 한준희 감독의 ‘뺑반’은 뺑소니 전담반원들이 스피드에 미친 범죄자를 잡기 위해 분투하는 액션물이다. 공효진과 류준열, 조정석 등이 출연한다. 원신연 감독의 ‘전투’는 대한독립군이 첫 승리를 거둔 봉오동전투를 조명하는 액션 드라마다. 유해진과 류준열, 조우진 등이 출연한다.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은 1970년대에 정치공작을 주도했던 중앙정보부 부장들의 행적과 이면을 조명하는 드라마다. 이병헌과 이성민, 곽도원 등이 캐스팅됐다.

CJ ENM은 두 편의 재난영화 ‘기생충’과 ‘엑시트’(가제)를 선보인다. 총제작비 160억원 규모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예기치 않은 사건을 겪는 이야기다. 조정석과 윤아가 호흡을 맞추는 ‘엑시트’는 청년 백수가 어머니 칠순 잔치에서 우연히 만난 후배와 함께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하는 재난액션영화다.

후발 및 신생, 외국사들 가세

‘제5의 배급사’ 메가박스플러스엠도 130억원 규모 사극 ‘나랏말싸미’와 100억원 규모의 ‘사냥의 시간’을 선보인다. ‘나랏말싸미’는 세종과 함께 훈민정음을 창제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송강호와 박해일, 전미선 등이 주연한다. ‘사냥의 시간’은 ‘제2의 외환위기’가 터진 것으로 가정한 2040년, 젊은이들이 사설도박장을 터는 내용의 스릴러다. 이제훈과 최우식, 박해수 등이 주연했다.

워너브러더스는 150억원 규모의 전쟁영화 ‘장사리 9.15’(가제)를 내놓는다. 곽경택 감독의 ‘장사리 9.15’는 1950년 유엔군과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펼친 양동작전인 장사상륙작전을 그려낸다. 김명민, 최민호, 김성철 등이 나선다. 할리우드 스타 메간 폭스도 최근 내한해 촬영 중이다. 그는 뉴욕 헤럴드 트리뷴의 종군기자 마가릿 히긴스 역을 맡았다.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는 일제시대 일본 선수들을 꺾고 우승한 조선인을 그린 ‘자전차왕 엄복동’을 설 이후 개봉한다. 총제작비 120억원 규모의 이 작품에는 정지훈과 강소라가 출연한다. 에이스메이커는 폐업 직전의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분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해치지 않아’를 선보인다. 안재홍과 강소라가 나선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