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9’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의 미디어·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이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마련한 공동 전시 부스에서 모델들이 ‘소셜 VR’을 체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19’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의 미디어·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이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마련한 공동 전시 부스에서 모델들이 ‘소셜 VR’을 체험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알렉사, 아마존에서 영화를 보여줘.”

운전자가 명령을 내리자 아마존의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알렉사가 영화를 재생하겠다고 응답한다. 잠시 후 운전석 앞의 넓은 화면과 뒷좌석 앞에 달린 화면 두 곳에서 동시에 영화가 시작됐다.

퀄컴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공개한 장면이다. 자사의 최신 기술을 접목한 차량으로 자율주행 기술 ‘C-V2X’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소개했다. 모두 5세대(5G) 이동통신에 기반한 기술이다.

‘5G 신세계’ 선보인 CES

올해 CES는 5G 이동통신이 바꿀 세상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행사였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관련 기술과 제품을 잇따라 내놨다.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개막 기조연설에서 “5G는 모든 분야의 기술에 급진적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5G 통신의 특성은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초당 20기가비트(Gbps)에 이른다. 기존 4세대 이동통신(LTE) 대비 20배 이상 빠르다.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서 생기는 지연 시간은 0.001초 이내다. 또 반경 1㎞ 이내 사물인터넷(IoT) 기기 100만 개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다양한 기기와 한꺼번에 연결한 가운데 대량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송수신 지연 없이 처리해야 하는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공장 등에 효과적인 기술이 5G다. 한국의 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지난달 1일 5G 전파를 세계 처음으로 송출하면서 스마트공장 등 기업용 5G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번 CES에서 참가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자율주행 콘셉트카나 부품은 5G 시대를 겨냥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콘셉트카인 ‘엠비전(M.VISION)’을 공개했다. 운전자 없이 주행할 수 있는 수준(레벨 4)의 자율주행차다. 퀄컴, 엔비디아 등 칩 업체들은 자율주행 차량에 쓰일 기술을 선보였다. 퀄컴은 행사장 인근에서 자사의 기술이 적용된 자율주행차를 직접 타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게임·로봇에도 5G 적용

로봇 분야도 5G가 핵심 기술이다. 컴퓨터의 뇌에 해당하는 고성능 프로세서를 떼어내고 대신 5G로 외부 프로세서와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로봇의 무게가 줄고 기능은 개선된다.

네이버가 내놓은 로봇 팔 ‘앰비덱스’가 대표적이다. 이 로봇은 고성능 프로세서 없이도 5G망의 빠른 속도를 활용해 원격으로 정밀제어가 가능하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헤드는 “5G 기술이 더 발전하면 앰비덱스보다 더 가벼운 초경량 로봇 제작도 가능해 응용 분야가 다양해진다”고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5G 기술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대규모 무선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가상현실(VR) 플랫폼 ‘소셜 VR’, SM엔터테인먼트의 노래방 플랫폼 ‘에브리싱’의 협업 콘텐츠인 ‘소셜 VR×에브리싱’을 공개했다. VR 기기를 쓰고 가상공간에 들어가 다른 참여자와 같이 노래 부르기 등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CES 기자간담회에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과 만나 5G의 높은 응답 속도를 활용해 3개 도시에서 동시 공연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5G를 비즈니스 모델과 연결할 가장 좋은 요소는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