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인공지능(AI) 전략은 ‘개방’이다.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씽큐’를 외부에 공개할 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 해외 기업들의 AI 플랫폼도 LG의 정보기술(IT) 기기에 적용하고 있다. 검색은 구글에 맡기고, 쇼핑은 아마존의 힘을 빌리는 식으로 LG전자 제품의 AI 기능을 끌어올리겠다는 얘기다.

LG전자는 오는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9’에서 아마존의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를 지원하는 TV(사진)를 처음 선보인다고 3일 발표했다. 작년엔 구글의 AI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 지원 기능을 적용했다. 세계 AI 플랫폼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AI 최강자’들과 팀을 이룬 셈이다.

LG전자는 TV 리모컨에 알렉사 전용 버튼도 넣었다. 이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아마존에 있는 오디오북 읽어줘” “아마존에서 주문한 코트 언제 배송돼?”라고 말하면 간편하게 아마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는 ‘알렉사 연동 TV’를 북미를 시작으로 한국과 유럽 남미 지역에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LG전자는 씽큐의 음성 인식률도 업그레이드했다. 이전 대화의 맥락을 기억해 연속된 질문에도 척척 답변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예컨대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물은 뒤 “내일은?”이라고 질문하면 씽큐가 날씨란 키워드를 인지해 곧바로 내일 날씨를 알려준다. LG전자는 차별화한 자연어 음성 인식 기능을 작년보다 두 배 늘려 140여 개 국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씽큐의 ‘IQ’도 끌어올렸다. LG전자 관계자는 “상황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를 먼저 제안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따로 제품을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공기청정기 켜줘”라고 말하면 씽큐가 인터넷 정보를 검색한 뒤 “오늘은 미세먼지 농도가 낮고 따뜻하니 창문을 열어 환기하는 게 어떨까요?”라고 제안하는 식이다. LG전자는 씽큐를 올해부터 세탁기 청소기 냉장고 TV 등 주요 가전제품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