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불확실성 높아 원/달러 환율은 1,090∼1,173원 전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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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은 내년 한국 경제를 위협할 대외 위험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 악화를 일제히 꼽았다.

미국의 내년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해서는 성장세가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대체로 2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30일 연합뉴스가 국내 주요 경제연구기관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은 모두 내년 한국 경제를 위협할 대외 요인으로 미중 무역분쟁을 들었다.

설문조사에는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장지상 산업연구원 원장,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김도훈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직무대행 등이 참여했다.

최정표 원장은 "미중 두 나라의 무역 대결 탓에 세계 교역량 증가세가 둔화하고 반도체 수출 증가세도 점차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태신 원장은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세계 경제가 위축되고 교역량이 감소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동근 원장은 "미중 무역분쟁은 협상을 위한 다소간의 완화 움직임을 보여도 미국은 여전히 보호 무역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세계 경제나 교역이 불확실성 탓에 위축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재영 원장은 "미중 통상분쟁은 경상수지 불균형을 넘어선 장기 전략의 충돌"이라며 "지적 재산권이나 불공정행위 문제 등이 지속해서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수출에 대한 악영향을 걱정했다.

장지상 원장도 "두 나라 갈등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상당 기간 세계 경제와 우리 수출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손상호 원장은 "두 나라 갈등으로 세계 교역이 둔화해 내년 한국의 총수출 증가율은 2.1%로 악화할 것"이라며 "총수출은 총수입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게 둔화하며 순수출 규모도 축소될 전망"이라고 답했다.

이외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와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장지상 원장, 김도훈 원장 직무대행), 글로벌 통화 긴축 기조(이재영, 장지상 원장), 신흥국 금융 불안 가능성(최정표, 이재영, 권태신 원장), 글로벌 반도체 시장 둔화(최정표 원장) 등도 대외 위험요인으로 지적했다.
[2019 경제전망] "미·중 무역전쟁 걱정스럽다…美 금리인상은 2회"
내년 미국 금리 인상 횟수는 기관장 다수가 2회로 전망했다.

이동근 원장은 "금리 인상 속도가 다소 둔화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축소할 수도 있다"며 "금리 인상이 지속한다면 기업과 소비자의 대출 부담으로 이어져 미국 경제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김도훈 원장 직무대행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미국 행정부의 우려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며 2번으로 예측했다.

2∼3회로 예측한 최정표 원장은 "미국의 주가가 하락하고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하는 등 미국의 성장세가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그 근거를 설명했다.

경제연구기관장들의 내년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1,090원에서 1,173원 사이였다.

최정표 원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에서 비교적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