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가 모여 오늘의 내가 된다' 마이크로닷 이어 황광희 매니저 유시종 거짓 해명 구설수
논란에 대한 거짓된 해명으로 오히려 일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

최근 잠적해 논란이 되고 있는 마이크로닷이 부모의 사기설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사실을 확인해 보겠다. 피해를 보신 분이 있다면 사과한다"는 입장을 보였더라면 어땠을까.

마이크로닷은 부모 사기를 치고 뉴질랜드로 야반도주했다는 의혹 제기에 "마이크로닷 부모 사기 도피설에 대해 확인한 결과 사실 무근이다.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라고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과거를 기억하는 이들은 마이크로닷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최초 폭로자는 "20년 전 충북 제천시 송학면에 살았다. 당시 목장을 운영하던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나를 비롯한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대출 보증을 서 줄 것을 요구한 뒤 야반도주를 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채무자들까지 경찰서에서 관련 소송자료를 제시하면서 '명예훼손'이라는 마이크로닷의 주장이 무색해졌다.

최근 가수 겸 방송인 광희와 함께 예능에 얼굴을 내민 매니저 유시종.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에는 광희의 매니저 유시종 씨가 의정부에서 잘 나가는 일진 중 한 명이었다고 주장하는 글이 게재됐다.

글에는 “지금에 와서 맞은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증거라고는 내 서러운 기억들뿐인데 그마저도 원래 때린 놈은 기억 못 하고 맞은 놈만 기억한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앞서 유씨는 22일 방송된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광희 매니저로 첫 출연했다. 갓 전역한 광희를 마중 간 유 씨는 취재진에게 광희의 사진을 잘 부탁한다며 인사하고 광희의 전역을 축하하기 위해 케이크를 사서 선물하는 등 성실한 모습으로 이목을 끌었다.

논란이 커지자 광희 소속사 측은 26일 "광희 매니저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자신은 소위 ‘일진’이 아니었으며 본인은 그런 일을 한 적도 없고 전혀 기억에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공식입장이 발표된 후 한 네티즌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26일 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의정부중학교 56회 졸업생’이라고 소개한 게시자의 추가 폭로글이 게재됐다. 그는 "나는 유시종의 옆 반이었다"며 "직접적으로 당한 것이 아니라 기억이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유시종의) 무리들이 약해보이고 순해 보이는 애들 괴롭혔던 것은 확실하다"라고 주장했다.

광희의 소속사 본부이엔티 측은 27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너무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좀 더 정확하고 신중하게 대처하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일진설'이 불거졌던 초반,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소속사는 "회사 입장에서는 빠르게 대처하여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유시종에게 확인하게 되었다"며 "당사자인 본인 역시 이러한 상황에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하였으며 회사에서 이를 더 신중하고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입장을 밝히게 되어 더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SNS를 통해 정보가 빛의 속도로 퍼져나가는 요즘 내 지난 행적을 기억하거나 지켜보고 있는 시선은 어디에고 산재해 있다. 과거가 모여 오늘의 나를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함을 되새기게 하는 사건이었다.

제대 후 방송재기에 박차를 가하던 광희는 예상치 못한 매니저 ‘일진설’로 덜미가 잡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