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결혼정보회사가 조사한 결과 배우자와 사별한 경우 남성은 3.4년 만에, 여성은 5.9년 후 재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혼한 후 남성은 3.7년 후, 여성은 4.8년 후 재혼하는 경우가 많았다.
29세에 결혼해서 4년만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A씨는 최근 새 출발을 준비 중이다.
하지만 재혼을 앞두고 친구로부터 "너도 참 소름 끼친다"라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졌다.
친구는 "남편이 죽었는데 그립 지도 않냐. 넌 남이 죽든 말든 네 인생만 찾냐"라고 비난했다.
A씨는 "물론 남편이 이따금 생각나고 그립기도 하지만 죽은 사람이 되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언제까지 그리워할 수는 없지 않으냐. 남편이 죽은 후 6개월 동안은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친정엄마가 '너도 새 인생 찾아야 한다'면서 맞선을 시켜주기 시작했고, 36세에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 2년간 연애했다"면서 "남편이 죽은 지 5년이나 지난 지금 재혼하면서 친구에게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느냐"라고 조언을 구했다.
네티즌들은 "이번 기회에 친구 하나 거른다 생각하라. 죽은 남편이야 너무 안됐고 불쌍하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 하는데 오지랖도 정도껏 부려야지 질투하는 것도 아니고", "친구가 새출발하는데 찬물 끼얹는 저 사람은 친구라 말할 자격도 없다"는 반응과 더불어 "글쓴이 어머니가 남편 죽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 자리 계속 내보낸 그 과정 다 알고 있는 친구면 남편 죽자마자 새 남편감 찾아헤매고 다녔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 아닐까 싶다. 자연스레 몇 년 지나 연애하고 5년 만에 재가했다면 누가 욕할까", "같이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사고로 황망하게 아들 잃은 사돈 생각해서라도, 또 새로 만날 남자 입장 생각해서라도 1주기는 지나고 슬슬 운을 떼 보던가. 그래도 4년 결혼생활이면 사위도 가족 비스름하게 되는 시간인데 사별 후 저렇게 급하게 내 딸 새 남자 찾기 돌입한 친정어머니도 너무 과하다" 등의 반응으로 양분돼 갑론을박을 벌였다.
박시은 연애 컨설턴트는 "친구와 모든 생각을 공유하고 항상 같은 마음으로 지냈지만 세월이 지나다 보면 친구 또한 남자친구만큼이나 노력하고 배려하고 존중해야 지켜지는 관계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서 "노력을 하더라도 서로 생각하는 삶의 기준이 달라지면, 자연스럽게 멀어지기도 하는게 친구다. 즉, 친구의 인생은 친구의 것"이라고 밝혔다.
"사람마다 죄다 사정이라는 게 있다는 거야. 그 사정 알기 전까진 이렇다 저렇다 말하면 안 된다는 거. 너 만해도 그런 거 하나쯤은 있을 거 아냐. 남들은 도저히 이해 못 해도 너는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어떤 거."
어느 한 드라마 대사처럼 나의 기준으로 친구의 선택을, 인생을 판단할 순 없다.
박시은 컨설턴트는 "'소름 끼친다'라는 말을 던진 친구의 사정과 생각을 알기는 어렵지만, 어떠한 삶이 ‘소름 끼치지 않는’ 삶인지는 각자 기준에 따라 너무나도 다를 수 있다"면서 "글쓴이도 친구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야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루고 전문가 조언도 들어봅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hankyunghei@naver.com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