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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내수 살리려면 접대비 늘리기 앞서 '투자 숨통'부터 터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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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기업의 씀씀이를 회복시키기 위해 접대비 한도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접대비 한도 상향’을 위한 법인세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는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가계는 금융부채와 노후 걱정으로 씀씀이를 늘릴 여력이 없고, 내년 정부 예산은 이미 10% 가까이 늘렸다”며 “마지막 수단인 기업을 통해서라도 내수를 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접대비’란 용어도 ‘거래증진비’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여당의 이 같은 움직임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업의 총 접대비가 지난해 10조6501억원으로 2004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연간 10조원 규모의 기업 접대비가 개정안이 정한 한도까지 늘어나면 10조원의 소비 진작 효과가 있다”는 여권 관계자의 말에서도 그 속내를 읽을 수 있다. 세법상 접대비는 기업이 업무와 관련해 지출한 비용이란 점에서 손금인정 한도에 대한 지나친 제한은 문제가 있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다. 접대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등으로 크게 달라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당이 기업 씀씀이를 늘려서라도 내수를 살리겠다고 내놓은 아이디어가 고작 접대비 한도 조정이라는 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그것도 법인세율을 올린 여당이 접대비 한도를 높여 기업 씀씀이를 늘린다고 하니 본말이 전도된 느낌마저 든다. 기업 본연의 활동인 투자가 죽어가는 마당에 아무리 손금인정 한도를 늘린들 영업에 필요한 접대비가 여당 기대대로 늘어난다는 보장이 없다.

    접대비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되는 기업들의 ‘허리띠 졸라매기’만 봐도 그렇다. 앞이 안 보이면 기업들은 경영을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절실한 게 기업들의 ‘투자 숨통’을 터주는 과감한 유인책이다. 여당이 기업 씀씀이를 늘려 내수를 살리겠다고 한다면 투자 늘리기에 ‘올인’하면서 접대비 한도도 풀겠다고 해야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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