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들의 친절을 강조한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에 호평이 쏟아지는 가운데 최근 한 정보기술(IT) 칼럼니스트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 ‘진상 승객’ 탓에 기사들이 상당수 이탈하면서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주장이다.
▶본지 12월21일자 A3면 참조
대표적 사례는 기사들 사이에서 일명 ‘별 그리기’로 불리는 무리한 경유지 요구다. 여러 명이 한꺼번에 탄 뒤 서울 성북구→강서구→강동구→마포구 식의 순서로 한 명씩 내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타다 기사들은 고정 시급을 받기 때문에 금전적 손해를 보진 않지만, 호출 당시 약속한 동선과 전혀 다른 만큼 “지나친 요구”라고 호소하고 있다.
운행 중 차를 잠시 세워달라고 요구한 뒤 노점상에서 떡볶이를 먹고 오거나, 아무리 만류해도 전자담배를 당당하게 피우는 승객도 있다고 한다. 술에 취해 잠든 승객을 깨울 방법이 없어 경찰을 불렀다가 “왜 나를 쪽팔리게 하느냐”며 거친 욕설을 듣기도 한다는 전언이다. 이 칼럼니스트는 “기사를 못 구해 차고지에 서 있는 차가 많다더라”며 “서비스 수준이 유지되려면 이용자 수준도 그에 맞춰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타다 측은 “대부분 승객은 좋은 매너를 보여주지만 일부 불미스러운 사례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승객 못지않게 기사도 우리가 보호해야 할 중요한 파트너”라며 “승객의 과도한 요구는 거절하도록 매뉴얼을 갖췄고, 폭행 등 사안이 심각한 이용자는 블랙리스트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타다는 기사들과 잇달아 간담회를 열어 현장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있다. 최근 이용약관을 개정해 차량을 더럽히는 승객이나 일부 예약상품의 노쇼(예약부도) 이용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근거 조항 등을 추가했다.
전문가들은 교통 분야에서 다양한 공유경제 실험이 활성화하려면 이용자들도 이에 걸맞은 시민의식과 매너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차량공유업체 쏘카, 그린카, 링커블 등은 담배를 피우거나 쓰레기를 방치한 뒤 차를 반납하는 일부 이용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다.
또 카풀을 이용할 땐 조수석에 앉는 것이 예의인데, 뒷좌석에 타 운전기사 부리듯 요구하다 실랑이가 벌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공유 경험이 많지 않아 발생한 과도기적 문제”라며 “꾸준한 홍보를 통해 과거보단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