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변호사들 "복지·연금·교육 예산 방치하고 군비경쟁 안돼"

일본의 대학교수와 변호사들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들어 방위비를 매년 늘리는 데 대해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도쿄신문이 21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계인 신혜봉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대 교수(국제인권법) 등은 전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다카하시 데쓰야(高橋哲哉) 도쿄대 대학원 교수(철학), 고바야시 세쓰(小林節) 게이오(慶應)대 명예교수(헌법학) 등 학자와 변호사 210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성명에서 "일본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액수의 무기를 구매하는 반면 생활보호비와 연금을 삭감하고 빈약한 교육예산을 방치하는 것은 헌법의 평화주의, 인권보장은 물론 (사회보장이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담은) 국제인권규약에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日 지식인 210명, 방위비 증액 비판성명…"평화주의 헌법 위반"
신 교수는 "거액의 무기를 미국이 부르는 값에 분할 납부 방식으로까지 구매하는 것이 문제"라며 "빈곤과 빈부격차가 커지는 만큼 재정 파탄을 부르지 않는 한에서 예산을 얼마나 방위비에 할당할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군사력을 키우니까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라면 끝없는 군비확대 경쟁이 된다"며 "19세기로 돌아가게 된다"고 비판했다.

일본의 방위비는 2012년 말 아베 총리가 두 번째로 집권한 이후 올해까지 매년 증가했다.

일본 정부는 내년도 방위비로 5조2천574억엔(약 53조1천270억원)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2012년 이후 7년 연속 증액한 것이자, 사상 최대 금액이다.

일본 정부는 앞서 지난 18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확정한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통해 내년부터 5년간 방위비로 27조4천700억엔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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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