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해 중국은 민영기업 대출금리 인하 카드를 내놨다. 환매조건부채권(RP)을 사들여 금융시장에 유동성도 추가 공급했다. 미·중 통상전쟁 등의 영향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중국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기 직전 민간 부문의 중소기업 등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인 ‘맞춤형 중기유동성지원창구(TMLF)’ 제도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인민은행은 2014년 9월부터 자금 경색이 우려되면 국채 등을 담보로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주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제도를 운영해왔다. TMLF는 기존 MLF를 변형한 것으로 민영기업 지원에 적극적인 은행에 장기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제도다.

SCMP는 만기와 금리 등에서 TMLF가 기존 MLF보다 훨씬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조달 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3년으로 기존 1년보다 훨씬 길고 금리도 0.15%포인트가량 낮은 연 3.15% 정도다.

인민은행은 또 기업 대상의 재대출 한도를 추가로 1000억위안(약 16조3500억원) 늘렸다. 이에 따라 재대출 한도는 기존 3000억위안에서 4000억위안으로 증가했다. 역RP 거래로 600억위안 규모의 유동성도 새로 지원했다. 역RP는 시장의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시중에 유통되는 채권을 매입해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인민은행은 한 달 넘게 중단했던 역RP 발행을 지난 17일 재개해 3일간 4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중신증권은 “연말 대규모 자금 만기가 다가오면서 시중 자금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며 “연말이나 내년 초에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유동성 공급을 더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취훙빈 HSBC 이코노미스트는 “신용 경색으로 민영기업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며 “인민은행이 꺼내든 카드는 경기를 살리기 위한 돈 풀기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