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19일(현지시간)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내놨다. 탈퇴 절차를 담은 영국 정부와 EU의 합의안이 여전히 영국 의회를 통과할지 불확실해 노 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브렉시트(내년 3월29일)는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EU는 노 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했을 때 극심한 혼란이 예상되는 시민권, 금융상품 판매, 세관 신고, 항공여행 등 14개 분야의 대책을 제시했다. EU는 시민권과 관련해 노 딜 브렉시트가 되더라도 EU 회원국에 거주하는 영국 국민에게 거주권과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권리를 인정해줄 것을 각국에 권고했다. 영국 정부에도 자국에 거주하는 EU 회원국 국민에게 동등한 권리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영국과 EU 간 항공기 운항은 1년간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브리티시에어웨이 등 영국 항공사가 EU 회원국의 한 공항에서 다른 공항으로 운항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영국 금융회사에는 최대 2년간 EU 회원국에서 금융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 간 도로 교통량을 현재의 5% 수준으로 제한하기로 한 계획은 유예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도 20억파운드(약 2조8700억원)의 긴급 예산을 편성하고 식료품과 의약품 공급을 위한 수송선 확보에 나서는 등 노 딜 브렉시트 비상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