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남동·남부·중부·동서·서부발전 등 6개 발전공기업이 올해 대규모 적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정부의 ‘탈(脫)원전 청구서’가 속속 날아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날아온 '脫원전 청구서'…발전 6社 무더기 적자
17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일한 원전 운영업체인 한수원은 올해 1조원 안팎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회사 순이익은 2015~2016년 각각 2조5000억원에 달했으나 탈원전 원년인 작년 8618억원으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는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 남동·서부 등 다른 발전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작년만 해도 1000억~2000억원씩 이익을 냈지만 올해 나란히 200억~300억원대 적자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발전공기업들이 무더기 손실로 돌아선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가장 큰 원인은 원전 이용률 저하에 따른 평균 발전단가 상승이란 분석이다. 80~90%에 달하던 원전 이용률이 올 들어 60% 선으로 낮아지면서 발전 단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및 신재생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원자력 발전 단가는 다른 연료에 비해 훨씬 낮다. 한전의 올 1~10월 원자력 구입 단가는 ㎾h당 60.85원으로, LNG(118.07원) 및 신재생(173.38원)의 최대 3분의 1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전은 같은 기간 LNG 구입액을 작년 동기 대비 37.2%, 신재생은 85.2% 늘렸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