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이일드(고수익)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잇따른 금리 인상에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에 대한 시장불안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본격적인 경기 하락이 시작되고 있다는 의미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 발행건수가 이달들어 현재까지 ‘제로(0)’라고 보도했다. 월간 기준으로 하이일드 회사채 발행이 없었던 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하이일드 회사채는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채권으로 상대적으로 위험이 크지만 수익도 높다.

바클레이스, 도이치뱅크, UBS, 웰스파고 등의 미국 은행들은 최근 하이일드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을 주선했지만 충분한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일드 회사채 수익률도 2개월만에 100bp(1bp=0.01%포인트) 상승해 연 7.21%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수요는 떨어졌다는 의미다.

FT는 금융시장에서 경기하강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비우량 미국 기업의 높은 레버리지(부채) 비율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부채가 많은 회사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