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조선·타이어·태양광 '업종불문'…동시다발 희망퇴직 시작됐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감원 한파에 떨고있는 산업계
전 업종으로 번지는 '구조조정 칼바람'…곳곳이 비명
"불황 대비해 군살 빼자" 최대실적 삼성전자도 임원 10%↓
LGD, 5년차 이상 생산직 1000여명 희망퇴직 신청 받아
OCI·대림산업도 감원…"금융위기 후 최대규모 되나"
전 업종으로 번지는 '구조조정 칼바람'…곳곳이 비명
"불황 대비해 군살 빼자" 최대실적 삼성전자도 임원 10%↓
LGD, 5년차 이상 생산직 1000여명 희망퇴직 신청 받아
OCI·대림산업도 감원…"금융위기 후 최대규모 되나"
대기업들이 감원 등 긴축경영에 나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년 이후 사업이 잘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어서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기업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을 통한 대주주 권한 축소 움직임 등 기업 경영을 옥죄는 악재도 수두룩하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주 52시간 근로제) 등도 부담이다.
희망퇴직 받는 대기업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0월 5년차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중국발(發) LCD(액정표시장치) 공급과잉에 따른 실적 악화 탓이다. 이 회사가 생산직의 희망퇴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청자는 10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일감 부족에 허덕이는 삼성중공업은 지난달부터 이달 7일까지 근속 7년 이상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신청자 규모는 240여 명에 그쳤다. 회사 안팎에서는 조만간 추가 인력 감축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대중공업 등 다른 조선사도 다양한 방식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해양플랜트 수주가 사실상 끊기면서 유휴인력이 많아져서다.
건설업계에서는 ‘태풍’ 수준의 감원 바람이 불고 있다. 삼성물산은 만 4년 이상 근무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등 다른 건설사도 인력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무급 및 유급 휴직제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줄이고 있지만, 결국 추가 감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기업 관계자는 “특정 업계가 희망퇴직을 받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요즘처럼 여러 업종에 속한 기업들이 한꺼번에 인력 감축에 나서는 건 흔치 않다”고 말했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군살 빼자”
올해 실적이 좋았거나 노조의 힘이 강해 구조조정이 힘든 회사들도 내년부터는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분위기다. 대대적인 희망퇴직은 아니더라도 나이가 많은 임원들을 내보내거나 불필요한 조직을 통폐합해 군살을 빼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요 그룹들은 올 들어 잇따라 임원 규모를 줄이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임원 수를 10%가량 줄였다. 반도체 업황 둔화 등 내년에 닥쳐올 불황에 대비해 몸집을 최대한 가볍게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신규 임원 승진자 수를 줄이고 퇴임 대상자를 늘리는 식으로 임원 수를 축소할 계획이다. 한때 1000명에 달했던 그룹 전체 임원 수는 이번주로 예정된 인사 이후 800명대 초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SK그룹과 LG그룹 등 올해 좋은 실적을 낸 그룹들이 ‘승진 파티’ 대신 임원 세대교체를 택한 것도 기업들의 위기감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규제 강화와 친(親)노동정책 등으로 경영환경이 나빠지면 기업들은 구조조정에 내몰리게 된다”며 “세계 경제가 불황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대규모 감원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도병욱/좌동욱/김보형 기자 dodo@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