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인 히타치(日立)제작소가 영국에서 추진하는 원전건설 계획을 보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6일 전했다.
이는 2011년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안전대책에 대한 의식이 높아져 건설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투자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히타치는 일본 정부 측에 영국에서의 원전건설 계획을 보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달했다. 히타치는 영국 내 자회사 '호라이즌 뉴클리어 파워'를 통해 총사업비 3조엔(약 29조9천697억원)이 넘는 원전건설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영국 중서부 앵글시섬에 원전 2기를 건설, 2020년대 전반에 운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6월 영국 정부와 이를 위해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도 했다.
히타치는 총사업비 3조엔 중 2조엔을 영국으로부터 지원받고, 나머지는 자사와 영국 정부나 기업, 일본 정부 산하 금융기관이나 일본 기업이 각각 분담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원전건설 계획에 출자하겠다는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액의 비용을 투입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전기요금을 통해 이를 회수해야 하는 사업 특성을 고려할 때 히타치 내부에서도 채산성 측면에서 신중론이 제기됐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히타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내년 1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때 원전건설 사안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회담 결과 등을 고려해 사업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요미우리는 그러나 "히타치가 사업의 채산성을 정밀히 조사해 사업을 재개할 가능성도 남겨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원전건설을 통해 인프라 수출에 나선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일본 기업의 수주가 기대됐던 베트남 원전건설 사업은 2016년 베트남이 원전 도입 계획을 백지화함에 따라 물거품이 됐다.
최근에는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이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터키 원전건설 계획을 포기할 방침이라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는 원전 안전대책 비용이 대폭 늘어나 건설비용이 팽창하면서 결국 원전건설을 포기하는 쪽으로 최종 조정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