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여성 취업자 10명 중 4명은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그만둔 주요 원인으로는 결혼이 꼽혔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8 일·가정 양립 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기준 15~54세 기혼 여성 취업자 554만9000명 중 37.5%(208만3000명)가 일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력단절 사유는 결혼(37.5%)이 가장 많았고 임신과 출산(26.8%), 육아(17.9%)가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40~49세에서 경력단절 경험 비율(46.7%)이 가장 높았다.

미혼 남녀의 고용률은 비슷했지만 결혼한 남녀의 고용률 격차는 28.5%포인트에 달했다. 2017년 미혼 남성 고용률은 52.8%로 여성(51.2%)보다 1.6%포인트 높았다. 반면 배우자가 있는 경우 남성의 고용률이 81.9%, 여성의 고용률은 53.4%로 차이가 벌어졌다. 같은 해 여성이 직업을 갖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이 87.2%로 2015년(85.4%)에 비해 1.8%포인트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체 가구 중 맞벌이 가구 비율은 작년 44.6%로 전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자녀가 어리거나 많을수록 맞벌이 가구 비율이 낮았다. 자녀 연령 및 수별로 보면 자녀가 6세 이하인 가구의 맞벌이 비율(41.6%)과 자녀가 3명 이상인 가구의 맞벌이 비율(43.3%)이 가장 적었다.

지난해 취업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남자 45.2시간, 여자 39.6시간으로 전년보다 각각 12분, 6분 감소했다. 맞벌이 부부의 주당 근로시간은 남성이 46.3시간, 여성은 40.3시간이었다. 한국 임금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016년 기준 2052시간으로 통계청이 보고서에서 근로시간을 제시한 12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길었다. 다만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월평균 총근로시간은 173.3시간, 초과 근로시간은 10.1시간으로 1년 전보다 각각 3.8시간, 0.6시간 줄었다.

올해 조사에서 ‘남편과 아내가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59.1%에 달했다. 2년 전(53.5%)에 비해 5.6%포인트 늘었다. 하지만 실제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한다고 응답한 남편은 20.2%, 부인은 19.5%에 불과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