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바람 방향과 강도 고려해 AI가 풍력발전소 미세조정할 준비 마친 日
세계 각국에서 풍력발전소 건설이 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산등성이 등에 일렬로 늘어선 풍차 모양의 발전소를 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일렬로 바람개비 모양의 발전소를 배치하다 보면 앞 풍차의 영향으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뒤쪽에 늘어선 풍차들의 발전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이 풍차 방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와 도쿄대 등이 AI를 활용해 풍력 발전소의 발전량을 늘리는 기술 개발에 나섰습니다. 풍향과 지형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AI가 가장 적합한 풍차의 방향을 판단해 방향을 조절, 발전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2022년까지 일본에서 100여기의 AI가 컨트롤하는 풍차를 도입하고, 향후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통상 대규모 풍력 발전소에선 수십 기의 풍차가 일직선상에 늘어서게 되는데 앞에 있는 풍차의 영향으로 바람이 흐트러지고 분산돼 뒤에 있는 풍차는 발전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AI가 풍력발전소를 미세조정하는 것은 앞 풍차의 영향이 작아지도록 각각의 풍차 방향을 조절해 발전소 전체적으로 낭비를 최소화한다는 개념입니다. 풍향과 풍속 등 기상 상황 뿐 아니라 지형과 예상 발전 출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합니다. 풍차가 받는 바람의 방향과 강도를 판단해 몇 분 단위로 각각의 풍차 방향을 바꿔줘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를 위해 히타치제작소와 도쿄대, 산업기술종합연구소 등은 일본 경제산업성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최근 18년 동안의 실제 풍력발전소 주변 바람의 흐름 등 관련 데이터를 정리할 계획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지형과 기상 조건과 함께 고려해 발전량이 최대가 되는 풍차의 각도를 계산한다는 방침입니다. AI의 풍력발전소 조종 기능은 신설 발전소 뿐 아니라 기존 발전소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생각입니다.

AI가 마치 신의 손처럼 시시각각 풍차의 방향을 돌려놓는 작업을 하는 시대가 그리 멀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