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SI)이 자체 온라인몰 ‘SI빌리지’에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한데 모아 판매하는 온라인 편집숍 ‘셀렉샵’을 이달 초 열었다. 다른 온라인몰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남다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원하는 젊은 소비자를 겨냥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30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한곳에

셀렉샵은 SI의 사내벤처팀인 S.I_랩에서 기획했다. 총 30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입점시킨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SI는 그동안 SI빌리지에서 자사 브랜드만 판매해왔지만 국내 디자이너에게 판로를 열어주는 한편 젊고 감각적인 신규 브랜드를 입점시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셀렉샵을 선보였다.
S.I_랩은 자사몰 이미지와 잘 맞고 개성이 넘치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해왔다. 6개월 이상이 걸렸다. 국내 패션 디자이너들은 온라인몰에 입점하면 개성을 추구하는 브랜드 철학과 디자인을 강조하는 디자이너의 정체성이 훼손될까봐 우려했다. 하지만 SI빌리지는 ‘고급 부티크’를 콘셉트로 내세워 디자이너들이 입점을 결정했다고 SI 측은 설명했다.

특히 온라인몰 중 셀렉샵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브랜드가 눈에 띈다. 여성복 브랜드 ‘고엔제이(GOEN J)’와 ‘문제이(MOON J)’, 신발 브랜드 ‘그라더스(GRDS)’, 유니섹스 패션 브랜드 ‘유저(YOUSER)’는 셀렉샵에만 입점했다.

고엔제이는 패션 디자이너 콘테스트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2’에서 최종 우승한 정고운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여성복 브랜드다. 움직일 때 실루엣의 아름다움, 로맨틱한 감성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이 브랜드는 셀렉샵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화려한 색상과 그래픽을 담은 여성복 문제이도 마찬가지다. 이 브랜드를 만든 문진희 디자이너는 2015년 보그 이탈리아가 뽑은 ‘주목할 만한 영 디자이너 200인’에 포함됐다. 2015년부터 파리, 밀라노, 런던, 상하이 패션위크에 참가하고 쇼룸을 운영해왔다.

유니섹스 브랜드 유저는 옷을 분리하고 재조립할 때의 느낌을 담은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이무열 유저 디자이너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잇달아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했다. 그는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한 바 있다. 박유진 디자이너의 그라더스는 질 좋은 소재와 뛰어난 가공방식, 세련되고 심플한 디자인의 스니커즈로 유명하다.

특별 이벤트·파티도 열려

SI는 셀렉샵 오픈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한 브랜드 ‘99%IS-(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와 협업한 티셔츠를 99장만 특별 제작해 셀렉샵에서 독점 판매한다. 99%IS-는 바조우라는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브랜드로 분더샵, 10꼬르소꼬모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몰과 협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SI는 오는 14일 오후 6시부터 강남구 S.I_랩에서 ‘바조우 라이브 페인팅’ 행사를 열고 협업 티셔츠를 구입해서 가지고 온 고객에게 커스텀 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 제작한 20벌의 후드티셔츠는 SI빌리지 셀렉샵에서 독점 판매할 계획이다.

라이브 페인팅 행사가 끝나면 오후 10시부터 이태원의 한 클럽을 통째로 빌려 바조우, DJ 코난과 함께 파티를 연다. 협업 티셔츠를 구입하고 11일까지 파티 참가를 신청한 소비자 중 30명에게 동반 1인을 포함한 파티 초대권을 줄 예정이다.

특별 행사도 열린다. 이달 31일까지 셀렉샵에 입점한 브랜드 제품을 5~2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또 셀렉샵에서 구입한 소비자 중 선착순 300명에게는 영화관람권을 2매씩 준다.

이영준 신세계인터내셔날 셀렉샵 담당자는 “SI빌리지 셀렉샵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는 프리미엄 편집몰”이라며 “SI빌리지와 디자이너가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