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게임 출시 기대로 가파르게 올랐던 넷마블 주가가 6일 11.95% 급락했다. 이날 공개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이 게이머 사이에서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은 탓이다. 이 여파로 다른 게임주까지 된서리를 맞았다. 과거 엔씨소프트도 ‘리니지M’ 출시 당시 게이머들의 혹평 때문에 급락했다가 시간이 지나 매출 증가가 확인된 뒤 주가가 급등한 사례가 있어 주가 흐름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신작의 저주?…소문에 사서 뉴스에 파는 게임株
게임 출시 전후 급락은 흔한 일

넷마블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5000원(11.95%) 내려간 11만500원에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종목 중 하락률이 가장 컸다. 새 게임에 대한 혹평과 함께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엔씨소프트(-2.31%), 위메이드(-4.83%), 게임빌(-3.14%) 등 다른 게임주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넷마블 지분을 21.96% 보유하고 있는 CJ ENM도 4.05% 하락했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출시 전 시장의 큰 기대를 모았다. 엔씨소프트의 인기 온라인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의 캐릭터, 스토리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사전에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 ‘대박’이 났던 ‘리니지2 레볼루션’의 후속작이 될 것이란 예상 속에 넷마블 주가는 지난달에만 16.5% 상승했다.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이날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서버 불안정으로 긴급점검에 나서면서 실망감이 더 커졌다. 손정훈 KB증권 연구원은 “출시 전 워낙 기대가 높았기 때문에 한 달간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야 주가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주 주가가 새 게임 출시를 전후로 급락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새 게임 하나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출시 전 기대로 올랐다가 출시 직후엔 급락하고, 이후 실적을 확인한 뒤 상승 흐름을 탄 적이 많았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도 마찬가지였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6월 리니지M 출시 즈음 주가가 11.41% 떨어지는 등 부침을 겪었다. 이후 실적이 공개되면서 주가가 석 달 만에 30% 급등했다. 주가의 중장기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엔씨소프트·컴투스 등 유망”

게임주의 이 같은 패턴을 노리는 공매도 투자자도 많다. 게임 출시 전후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빌려놓은 주식을 한꺼번에 팔아치우는 전략이다. 이달 들어 지난 5일까지 넷마블 총거래량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21.58%에 달했다. 이처럼 단기에 공매도 물량이 급증하면 빌린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위한 ‘쇼트커버링’ 효과가 작용해 주가가 더 가파르게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엔씨소프트도 지난해 사상 최대로 불어난 공매도에 시달렸지만 이후 강한 상승세를 탔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방탄소년단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 ‘BTS월드’ 등의 출시 기대도 있기 때문에 실적 확인만 되면 조금씩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게임주의 신작 기대도 여전하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이후 21개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올렸다. 리니지2M, 아이온2, 블레이드앤소울M 등 내년 출시 예정인 게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보다는 ‘신작 모멘텀’이 주가에 더 크게 작용한다”며 “내년엔 엔씨소프트, 컴투스, 웹젠 등의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최만수/노유정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