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靑 기강해이 논란에…"정의로운 나라 꼭 이뤄내겠다"
문재인 대통령(얼굴)이 연일 불거지고 있는 청와대 직원들의 일탈 및 비위 논란에 “정의로운 나라를 꼭 이뤄내겠다”며 “믿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마지막 순방국인 뉴질랜드로 출국하기 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내에서 많은 일이 저를 기다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폭행, 음주운전, 업무 중 골프 논란 등 최근 청와대에서 발생한 비위 사건과 관련해 직접 입장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박8일간의 순방 일정 도중 연달아 청와대 기강 해이 논란이 터져나오자 사태를 진정시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정의로운 나라, 국민의 염원을 꼭 이뤄내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며 국민에게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내 상황에 대해 충분히 보고를 받았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취임 후 줄곧 적폐 청산을 외쳐온 문 대통령이 연이은 청와대 비위 사건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크게 실망하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잘못된 부분은 확실하게 도려내고 그에 맞는 확실한 처방을 통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되짚겠다”며 “깨끗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어떤 타협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여당 의원은 ‘조국 사퇴’를 주장하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제 민정수석이 책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며 “먼저 사의를 밝힘으로써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드리는 게 비서로서의 올바른 처신이라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야당에서는 청와대 기강 해이에 대해 연일 십자포화를 쏟아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일 “문 대통령은 인사 참사, 국정기강 해이의 직접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을 지금 즉시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한국당 의원도 “청와대가 민생경제 무너지는 소리엔 아랑곳없이 권력놀음에만 빠져있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도 논평을 통해 “특감반 전원을 교체할 게 아니라 조 수석이 책임지고 당장 사임하라”며 “그게 대통령을 위해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