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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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이 북미정상회담과 별개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음을 확인함에 따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내 서울 답방을 결단할지 주목된다.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오후(현지시간) 열린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해 "평화정착에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 연내 실행에 대해 기대감을 키웠다.

김정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북미 양국이 '선(先) 비핵화'의 구체적 행동조치와 '선(先) 제재 완화' 요구로 맞서고 있는 현재의 국면에 돌파구를 열 수 있다는 점에서 실행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첫 서울 방문이 북미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돼 나름 성과를 낸 다음에 이뤄지면 좋겠지만, 양국의 기 싸움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그동안 북미 협상이 삐걱거릴 때마다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에 기대왔던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의 장기 정체국면을 우려해 서울 답방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4차 정상회담을 위해 서울을 방문, 비핵화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꽉 막힌 북미 협상의 물꼬를 트고 나아가 내년 초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가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사그라져가던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었던 경험이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김계관·최선희 등 외무성 부상의 대미 비난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하자 예정에 없던 2차 남북정상회담을 전격 제의했다.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에서 남북 두 정상은 비핵화에 대한 속깊은 대화를 나눴고 이 내용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될 수 있었다.

특히 김 위원장 입장에서 주민생활 향상과 경제성장이라는 국정 목표를 실행하고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서라도 연내 서울 답방을 마냥 미룰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올해 들어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 및 북중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거미줄처럼 조이는 제재로 주민들에게 보여줄 만한 성과는 고사하고 오히려 경제난이 가중되고 주민 생활도 궁핍해지는 현실이다.

지난 4월 당 전원회의에서 2020년 완료를 선언한 5개년 국가경제발전 계획도 허언이 돼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2018년 북한 정세 평가와 2019년 전망'에서 "대북제재 효과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하고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 당국은 한때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외부를 향해 핵·경제병진 노선의 부활을 언급하며 압박하기도 했지만, 경제건설 집중노선에 대한 입장은 확고하다며 비핵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달 30일 논설에서 경제성장 노선의 고수를 명확히 밝히는가 하면 김 위원장이 최근 이틀간 동해안 어업기지를 찾아 주민 먹거리를 위한 어획량 확대를 주문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서 대북제재 유지에 공감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상응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도 비핵화가 불가역적인 상태에 이를 때까지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말했다"며 "다만, 북한이 비핵화를 힘있게 추진하도록 그에 따른 상호 신뢰관계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말했다. 구분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상응조치는 북미 양국간 신뢰를 쌓기 위한 외교관계를 비롯해 대북제재 완화 등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주민들을 설득해 움직일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비핵화 진전에 따라 제재 해제는 아니더라도 일부 완화 등의 조치를 한미가 연구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서울 답방은 북한 지도부의 생각을 미국에 전달하고 한미간의 조율된 조치를 준비할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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