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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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는 지금보다 더 많은 것들이 연결되면서 KT 그룹의 역할이 더 커지고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번 재난 극복 경험을 발판으로 위기대응 능력을 더 끌어 올립시다.”

29일 오전 황창규 KT 회장이 사내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이틀 앞뒀지만, 5G에 대한 기대감 보다는 위기 극복에 대한 다짐이 묻어났다.

이는 경쟁사 CEO(최고경영자)와는 사뭇 다른 행보다. 같은 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5G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대동맥이고 AI(인공지능)는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 솔루션을 찾아내는 두뇌”라며 “이는 SK텔레콤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임하자마자 LG유플러스의 5G사업을 이끌게 된 하현회 부회장도 28일 경영회의에서 “5G는 우리 회사의 10년 성장 동력”이라며 “5G는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모든 사물이 연결된 초연결 사회다. LG유플러스가 초연결 사회의 주역이 되자”고 강조했다.

황 회장의 당부의 말은 지난 24일 발생한 아현지사 화재를 의식한 듯이 보인다. KT 아현지사 화재는 서울 서대문구, 용산구, 마포, 중구를 포함한 경기도 고양시 일부 등에 통신 대란을 일으켰다. 광케이블 복구는 90% 이상 진행됐지만, 동케이블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사용했던 소상공인을 중심으로한 이용자들의 피해 목소리는 여전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황 회장은 사내방송을 통해 이같은 복구 상황을 설명하고 화재 위기 극복을 위한 전임직원들의 결집을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난 토요일 발생한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이후로 많은 임직원들이 수일 째 사고현장에서 복구를 위해 애쓰고 있으며 주변에서 처음에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정상화를 이뤄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매캐한 공기 속에서 마스크를 쓰고 복구에 전력하고 있는 모습, 화재와 분진의 여파 속에서 임직원 모두 구슬땀을 흘리며 복구 작업에 뛰어들고 신속하게 현 상황을 극복하자는 목표 하에 한 마음으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모습을 봤다”며 “화재가 일어난 것은 대단히 불행한 일이지만 KT의 저력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가졌다”고 언급했다.

또 황 회장은 “이번에 겪은 교훈을 잊지 말고, 재발방지를 위한 전사적 점검을 철저히 하여 또 다른 위기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사고 원인이 밝혀지는 대로 철저히 보강을 해야 하며 고객들의 케어에도 만전을 기해 KT에 대한 신뢰를 지켜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KT는 5G 12월1일 과천관제센터에서 5G 개통을 기념하는 내부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5G 상용화를 차질 없이 진행하나, 당분간은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사고의 완전복구를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