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용두사미의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29일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에 한때 1%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며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88포인트(0.28%) 상승한 2114.10으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미국 증시는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 의장의 발언에 급등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금리 수준이 중립금리 바로 아래에 있다"며 지난달 초 언급한 중립금리까지 아직 멀었다는 입장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중립금리는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거나 둔화시키지 않고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를 말한다. 중립금리에 도달했다는 것은 금리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승세에 제동을 건 것은 자동차 관세 우려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인상을 시사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발언이라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것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픽업트럭이 선전할 수 있는 이유는 25% 관세를 부과하기 때문"이라며 "다른 차종에도 동일한 관세를 적용하면 오하이오 미시건 메릴랜드에서 GM이 공장을 폐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관련 불확실성에 장중 개인과 기관의 매물이 늘어났다. 개인은 2716억원, 기관은 54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3258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프로그램은 차익 순매도, 비차익 순매수 등 2355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증권 서비스 운수창고 등의 업종이 상승했고, 전기가스 운송장비 섬유의복 등은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희비가 갈렸다. 셀트리온 LG화학 네이버 등이 올랐고, SK하이닉스 현대차 삼성물산 등은 약세였다.

증권주는 증시 여건 개선에 올랐다. 골든브릿지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이 3~5% 상승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IT서비스사업의 성장 기대감에 7% 급등했다.

코스닥지수는 하락했다. 4.64포인트(0.66%) 내린 695.48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4억원과 61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768억원의 매수 우위였다.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30원 내린 1119.20을 기록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