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체코 프라하 힐튼호텔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프라하=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체코 프라하 힐튼호텔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프라하=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중간 기착지로 체코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회담을 하고 양국 간 실질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바비시 총리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의 체코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다. 한국 정상으로선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3년 만이다. 양 정상은 이날 회담을 통해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신산업 분야의 협력 등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바비시 총리를 상대로 비공개 형식을 빌려 ‘원전 세일즈’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 정부는 2025년 준공을 목표로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에 원전 1~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뛰어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체코에서 추진되는 원전사업에 한국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체코가 내년 원전 발주를 계획하고 있어 아직 때가 이른 만큼 공식 의제로 다루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이 한국 원전 기술력에 대한 설명과 함께 입찰 참여 시 협조를 자연스럽게 당부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부터 12월1일까지 열리는 G20 정상회의 기간에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이후 두 달여 만에 만나는 한·미 정상이 미·북 간 교착상태를 풀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국 정상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을 위한 공조 방안 등에 관해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양국이 구체적인 날짜를 발표하지 않았으나 G20 정상회의 둘째날인 다음달 1일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협상과 대북제재 완화 등 한반도 관련 이슈를 놓고 한·미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초 이달 열릴 예정이던 미·북 고위급 회담이 연기되면서 연내 종전선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북 간 교착국면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미국은 북한과 빈번한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부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실무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벨에서 대화와 만남을 하고 있다”며 “비건 특별대표가 이런 대화들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하=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