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중국 업체에 투자해 2대주주가 된다.

SK(주)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전기차에 쓰이는 2차전지 필수부품인 동박(얇은 구리판)을 제조하는 중국 왓슨 지분 2억4000만달러(약 2711억원)어치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로 SK(주)는 중국 1위 동박 제조업체의 2대주주가 된다.

동박은 배터리 음극재에 들어가며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부품이다. 머리카락 굵기 15분의 1 수준의 얇은 구리 포일로 고도의 공정제어 기술과 설비 경쟁력이 필요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 공급할 만한 고품질 동박을 생산하는 업체는 세계 6곳에 불과하다.

왓슨은 이 가운데 유일한 중국 업체다. 지난해 매출 3400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을 올렸다. 앞으로 구리판 생산 규모를 올해 3만t에서 2022년 7만5000t까지 늘릴 예정이다. 기업공개(IPO)도 저울질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동박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동박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30%씩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한 대당 동박 사용량은 40㎏ 수준으로 휴대폰에 들어가는 양(4g)보다 1만 배가량 많다.

SK(주)는 전기차 관련 부품·소재 업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전기차 관련 부품·소재 사업을 확대하는 등 관련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의 2배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며 “SK(주)는 이번 투자를 통해 전기차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직접 누리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