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나 남편의 유흥업소 출입기록을 확인해준다는 사이트 `유흥탐정`이 화제를 모으자 돈벌이가 되겠다는 생각에 모방 범죄를 저지른 30대 남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모(33)씨를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정씨는 올해 8월 27일부터 9월 13일까지 약 20일 사이에 온라인상에서 남성 500여명의 성매매업소 출입 내역을 조회해주고 2천3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마사지업소에서 일하던 정씨는 올해 8월 유흥탐정이 화제를 모으자 자신도 같은 수법으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유사한 이름의 메신저 계정을 만들고는 "남자친구·남편의 유흥업소 출입 기록을 확인해준다"며 여성들의 의뢰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원조` 유흥탐정 계정을 만들어 3천만원가량 이익을 거둔 A(36)씨를 체포한 바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돼, 불구속 상태로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정씨는 유흥탐정처럼 성매매업소 업주들이 이용하는 `성매매 단골손님 데이터베이스(DB)` 앱을 이용해 의뢰가 들어온 남성들의 성매매 출입기록을 확인했다. 유흥탐정과는 다른 앱을 이용했다.

그는 의뢰 한 건당 3만∼5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계좌로 이체를 받다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문화상품권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씨의 여죄를 수사하면서 사전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는 한편, 그가 불법적으로 거둔 이익 등에 대해 국세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에게 기록 조회를 의뢰한 여성들을 수사할 계획은 없지만, 불법 업체를 통해 개인정보를 제공받으면 함께 법을 어기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경찰이 정씨의 조회로 성매수 의혹이 드러난 남성들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성매매업소 출입기록만으로는 현행법상 성매수 혐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남친·남편 성매매` 조회비로 문화상품권 받은 유흥탐정 모방범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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