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수술로봇 업그레이드 중…'다빈치' 독점에 도전장
국내 기업들이 수술로봇을 진화시키며 국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추가적인 연구개발 및 해외 진출로 글로벌 기업들의 독점을 깬다는 목표다.

22일 고영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6년 12월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뇌수술용 의료로봇에 대한 제조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제품 성능을 개선 중으로 국내에서 내년에 일부 판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고영 관계자는 "제조허가 획득 이후 신의료기술 인증과 보험수가 결정 등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초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중국 진출을 위한 인증 작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하버드의대 소속의 병원과 3년간 연구개발을 진행했고 내년 하반기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고영은 3차원(3D) 측정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전자제품의 불량품을 찾아내는 검사 장비가 주력이다. 뇌수술은 정확한 3차원 측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영은 보유 기술을 활용해 신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2011년부터 뇌수술용 의료로봇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해왔다. 뇌수술 시 영상을 외부에서 볼 수 있게 하는 수술보조용 로봇이다.

10년간 정형외과 수술로봇 사업을 한 큐렉소는 주력 제품인 '티솔루션원'의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티솔루션원은 무릎과 엉덩이 등 수술 부위를 깎은 뒤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로봇이다. 주요 고객인 국내 의료진의 요구를 반영해 내년 하반기 개발을 완료하고 2020년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척추수술 로봇은 연내 개발을 마치고 내년 출시를 예상 중이다.

미래컴퍼니는 첫 국산 복강경 수술로봇인 '레보아이'를 지난해 8월 승인받은 이후, 올 8월 국내 병원에 판매했다. 현재 수십여개의 국내 병원과 판매를 협의 중이다. 국내 복강경 로봇 수술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다빈치'와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낮췄다. 다빈치보다 건당 수술비용이 약 42% 저렴하다.

인튜이티브는 2016년 기준으로 세계 수술로봇 시장을 64% 점유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아큐레이 9.5%, 마코 4.7% 등 2,3위와의 격차가 크다. IBM 산하 연구소인 윈터그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수술로봇 시장은 2016년 42억달러에서 2022년 130억달러(약 14조7000억원) 성장이 전망된다.

수술로봇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증가하는 추세다. 이를 감안하면 관련 사업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 트랜센테리스는 산부인과 결장 탈장 담낭절제 등에 사용되는 수술로봇을 FDA로부터 허가받았다.

로버트 쉬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망주라 할 수 있는 메드트로닉과 버브 서지칼이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며 "기존 외과용 로봇 회사들은 강력한 기술과 자금력을 갖춘 회사들과 경쟁에 직면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