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 통해 '9·11 연루설'·'군사원조 규모' 등 트럼프 주장 비판
"파키스탄 희생양 만들기 전에 아프간 전쟁부터 살펴보라" 쓴소리
美 트럼프 '파키스탄 비난 발언'에 파키스탄 총리 "팩트 틀렸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키스탄 비난 발언에 대해 강력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칸 총리는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장광설과 관련해 기록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며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 선데이' 프로그램에서 언급한 파키스탄 관련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선데이'에서 "우리는 파키스탄에 1년에 13억 달러를 주고 있다"며 "하지만 파키스탄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기 때문에 나는 그것(파키스탄 군사원조)을 끝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테러리스트에게 피난처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파키스탄 군사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후 미국은 실제로 지난 9월 파키스탄에 지원할 예정이던 국방부 연합지원자금(CSF) 3억 달러를 다른 용도로 돌렸다.

이에 한때 아프가니스탄 대테러전과 관련해 동맹으로 여겨질 정도로 돈독했던 두 나라의 관계는 현재 상당히 멀어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방송에서 2011년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은신하다가 미군에 의해 사살된 오사마 빈 라덴과 관련해 "파키스탄의 군 사관학교 인근의 고급 주택에 은신하고 있다는 것을 다 알지 않았나. 파키스탄에 있는 모든 사람은 빈 라덴이 거기 있는 걸 알았다"라고도 했다.

빈 라덴은 이슬람 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지도자로 2001년 9·11 테러의 배후 인물로 지목받아왔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파키스탄 당국이 라덴의 은신처를 알고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에 칸 총리는 이날 여러 트위터 글을 통해 "9·11과 연관된 파키스탄인은 아무도 없었으며 파키스탄은 미국 주도의 테러와의 전쟁에 참여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파키스탄은 그 전쟁에서 7만5천명의 희생자를 냈고 1천230억달러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미국의 '원조'는 200억달러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칸 총리는 함께 올린 또 다른 트위터 글에서는 "파키스탄의 많은 지역이 황폐해졌고 수백만 명이 고향을 떠나 떠돌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美 트럼프 '파키스탄 비난 발언'에 파키스탄 총리 "팩트 틀렸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신들의 실패와 관련해 파키스탄을 희생양으로 만들지 말고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상황이나 심각하게 평가하라고 일침을 놓았다.

칸 총리는 "나토군 14만명과 25만명의 아프간 정부군 그리고 1조 달러를 아프간 전쟁에 쏟아부었지만 (반군 조직인) 탈레반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강해졌다"고 미국의 아프간 정책을 신랄하게 비꼬았다.
美 트럼프 '파키스탄 비난 발언'에 파키스탄 총리 "팩트 틀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