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하강으로 초기 생육부진, 한 상자에 4만원
"한 알에 1000원, 너무 비싸네"…딸기 작년보다 47% 급등
"딸기 한 알에 1천원인 셈이네…비싸도 너무 비싸네."

광주 시민 박모(38)씨는 "새빨간 딸기가 먹고 싶다"는 임신한 아내의 지나는 듯한 한마디에 곧장 만 원짜리 몇장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총총걸음으로 동네 마트를 찾았다.

때마침 이제 갓 나온 딸기가 고운 자태를 뽐내며 과일 진열대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리저리 모양과 빛깔을 비교하며, 박씨는 먹음직한 딸기 2㎏ 한 상자를 들어 올렸다 이내 슬그머니 내려놓고 다른 과일을 둘러볼 수밖에 없었다.

'한 상자에 4만원', 가격이 너무 비쌌던 것이다.

이 장면을 바라본 과일 상점 주인은 "딸기가 금(金)값이죠?"라는 말로 머쓱한 손님의 마음을 달랬다.

그러고는 2㎏ 한 상자를 13~14알씩 소분해 1만3천원을 받고 판매하는 딸기를 사 가라고 추천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좋은 제철 과일을 싼값에 도매시장에서 가져오는 게 경쟁력인 과일 상점 주인에게도 금값 딸기는 '그림의 떡'과 같다.

매일 새벽 도매시장을 찾지만,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딸기 가격에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상점 주인은 전했다.
"한 알에 1000원, 너무 비싸네"…딸기 작년보다 47% 급등
한국농촌경제연구소의 11월 딸기 가격전망에 따르면 2㎏ 한 상자 딸기 도매가격은 전년(2만9천900원)보다 높은 3만9천~4만4천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보다 최고 47%가량 가격이 오른 셈이다.

딸기가 갓 출하된 이달 초에는 딸기 상품 한 상자가 평균 6만7천여원에 팔리기도 했다.

출하량이 감소하는 데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전반적인 과일 과격 상승이 급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11월 딸기 출하면적은 전년보다 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남지역은 정식(모종을 밭에 옮겨심기) 면적이 감소했고, 영남과 충남지역에서는 여름철 고온으로 '화아분화(꽃눈을 만드는 작업)'가 원활하지 않았다.

8월 말~9월 잦은 강우로 정식이 지연되거나 재정식한 농가가 많아, 출하면적이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10월 기온 하강으로 초기 생육이 다소 지연돼 11월 초 딸기 가격 급등의 원인이 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2월 출하면적은 신규농업인 재배 증가와 11월 지연된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전년보다 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결국 값싸고 맛난 딸기를 맛보고 싶은 소비자는 좀 더 인내심을 갖고 딸기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 알에 1000원, 너무 비싸네"…딸기 작년보다 47% 급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