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문 초안을 둘러싸고 영국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이면서 런던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의 합의문에 반발한 도미닉 라브 브렉시트 담당 장관 등 각료들이 줄사퇴한 15일(현지시간) 한때 달러·파운드 환율은 2.1% 하락해 파운드당 1.2724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로·파운드 환율도 2.1% 내린 파운드당 1.1251유로로 나타났다. 2016년 6월 영국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된 뒤 가장 큰 하락폭이다. 16일에도 낙폭은 다소 줄긴 했지만 여전히 파운드화는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 정치권 내분이 쉽게 수습되기 어려운 만큼 파운드화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조던 로체스터 노무라증권 외환분석가는 “파운드 가치가 단기에 오를 것으로 낙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크리스 터너 ING 외환전략가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나오지 않으면 파운드화 가치가 3~4%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런던시장을 대표하는 금융주들도 이날 약세를 면치 못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주가는 전날 대비 9.6% 떨어지면서 국민투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바클레이즈은행 주가는 4.8%, 로이즈뱅킹그룹은 5.7% 하락했다. 내수기업 중심으로 구성된 FTSE250은 1.6%의 하락폭을 보였다.

투자은행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레이스 칼라프 애널리스트는 “은행주, 소매주, 건설주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수일 내 브렉시트 합의안을 둘러싼 갈등을 매듭짓지 않으면 해당 종목의 주가 하락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