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이 14일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판매하기로 결정하고 이날 오후 관련 상품을 홈페이지에 일제히 올렸다가 갑자기 해당 상품을 모두 삭제하는 소동을 벌였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3월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금지해온 온라인 여행사를 통한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허용하면서 관계 정상화를 노렸다가 한국에서 이 같은 사실이 크게 보도되자 부담을 느껴 급하게 한 발 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오후 씨트립 홈페이지에선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톈진 출발 상품이 모두 검색됐다. 오는 28일부터 출발하는 5일짜리 서울 단체여행 상품을 비롯해 강원도와 서울을 묶은 4박5일 단체관광 등 다양한 상품이 소개됐다가 일제히 삭제됐다.

관광업계 소식통은 “씨트립이 14일 오후부터 한국 단체관광 상품을 팔기로 했고 당국도 허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씨트립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자 황급히 상품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국 관련 상품을 내리라는 중국 관광국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가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 여행사에도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허용한다는 입장을 번복한 것인지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온라인 여행사를 통한 한국 단체관광이 허용되더라도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계열의 롯데호텔·백화점·면세점 등은 이용할 수 없다. 크루즈 선박과 전세기 운항도 금지된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오프라인 여행사를 통한 한국 단체관광이 허용된 곳은 베이징, 상하이, 충칭시, 산둥성, 후베이성, 장쑤성 등 6개 지역이다.

중국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상품 판매 규제가 풀리면 중국 전역에서 한국 단체여행을 신청할 수 있다”며 “이들 6개 지역에서 출발하는 관광객이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만큼 사실상 한국 관광 지역 제한 규제를 푸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