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고도비만 환자 수술비 부담이 크게 내려간다. 위·장관을 잘라 용량을 줄이는 등의 고도비만 수술이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제18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건강보험 혜택 확대 방안을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체질량지수(BMI,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 35 이상이거나 30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환자는 고도비만 수술을 받을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고도비만 수술은 위를 잘라 용량을 줄이거나 수술로 음식이 내려가는 길을 바꿔 비만을 치료한다. 건강보험 적용으로 700만~1000만원 정도인 수술비 부담이 150만~2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고 비만환자 통합 진료를 독려하기 위해 수술 하는 외과 의사와 약으로 치료하는 내과의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등이 모여 치료방침을 정하는 비만수술 통합진료도 별도 건강보험 진료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복지부는 소아당뇨(1형 당뇨) 환자들의 연속혈당측정용 전극센서를 건강보험 항목에 포함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피부에 혈당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혈당변화량을 측정해 알려주는 기기다. 기기에 사용되는 전극은 소모품으로, 환자들은 이를 구입하기 위해 매주 7만~10만원 전액을 부담했다. 관련고시가 바뀌면 내년부터 30%만 부담하게 된다. 환자들은 한해 255만원의 혜택을 받게 된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복지부는 의료기관의 시간제 간호사 근무 범위를 세분화하고 동네의원의 정규직 간호사 의무 고용 비율을 50%에서 80% 높이는 방안도 보고했다. 새로운 기준은 내년 4월부터 적용된다. 지난달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건강보험항목에 포함한 뒤 생긴 문제점을 보완하는 추가 방안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신경외과 전문의가 미세현미경을 활용해 뇌동맥류 등 중증 뇌질환 수술을 하면 지금보다 5~15% 정도 진료비를 더 받을 수 있다.

의료진이 혈전용해제 약물을 투여하는 뇌경색 환자에게 뇌졸중 척도검사 등을 하면서 모니터링하면 환자안전 수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