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포기 않을거란 회의적 생각은 도움 안돼"
북미회담 취소에 "의제조율 안 됐을 것, 제재완화 관련 아니겠나"
"김정은 연내 답방 가능…북미 잘 돼야 남북 잘 되리라는 법 없다"
문정인 "시진핑, 트럼프에 대북제재 완화 얘기하면 좋겠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면 대북 제재 완화를 요청하면 좋겠다고 8일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베이징에서 자신이 이사로 있는 한국 동아시아재단과 중국 판구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제4회 한중전략대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두 정상이 만나면 무역문제와 남중국해·대만 문제 등 미중 갈등이 큰 의제가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오고 있으므로 부분적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시 주석이) 얘기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중국, 일본 일각에서 북한에 대해 '비핵화하려 하지 않는다', '체제 안전을 위해 핵무기를 보존할 거다'는 생각이 있다"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의도에 자꾸 회의를 갖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북한 지도자가 하겠다고 했으니 믿고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앞서 토론회에서 "북한이 과거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말로만 비핵화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자들에게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했다.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도 40% 폐기하고 미사일 발사대도 20% 폐기한 것으로 안다"면서 "평양선언에서는 중요한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측 인사인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 원장이 발표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와 중장거리 미사일을 포기한다는 것을 어느 정도 믿나.

미국은 북한의 핵포기 의지에 대해 회의적이다"라고 의문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문 특보는 "북한이 과거와 다르기 때문에 우리 정부도 이를 높게 평가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나간다"면서 "중국 정부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안다.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과 3차례 만났을 때 비핵화 의지를 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뉴욕에서 열리기로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회담이 갑자기 취소된 데에 대해서는 "의제 조율이 핵심인데 그게 안 된 것 같다.

의제가 완전히 조율됐으면 김영철이 안 올 이유가 없다"고 추측했다.

이어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라는 큰 결정을 했는데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조치가 아직 없다고 보는 것 아니겠냐"면서 "종전선언만으로는 안 되고 제재 완화가 있어야 한다는 노동신문 논평도 있었는데 그것에 관련된 것 아닌가 싶다"고 부연했다.

그는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해 한국 답방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면서 "북미 관계가 어려워도 서울 답방에서 김 위원장과 우리 대통령이 많은 이야기를 해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오게 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미 관계가 잘 돼야만 남북이 잘 되리라는 법은 없다"면서 "한미의 충분한 사전협의가 있고 공조체제만 구축돼 있으면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작년에는 한중 관계가 상당히 어려웠는데 지금은 의견이 상당히 일치한다고 본다"면서 "사드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관계가 나쁘면 한반도와 아시아 태평양 상황도 어려워진다"면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중국이 미국과 현명하고 슬기롭게 잘 해나가길 바란다"고 부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