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가치 업고 고통만 줘…EU와 합의해도 의회서 부결될 것"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가 할 가치가 없거나 고통만을 안겨줄 뿐이라며 아직도 추진을 중단할 시간이 있다고 주장했다.
블레어 전 英총리 "브렉시트 중단하고 새 국민투표 해야"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총리를 지낸 블레어는 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 서밋 2018' 회의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보도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마지막까지, 어떻게든지 그것을 중단시킬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은 내년 3월 29일 EU를 공식 탈퇴하기로 돼 있어 브렉시트는 채 5개월이 남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과 EU는 아직 탈퇴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블레어는 이날 브렉시트가 현 상태로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주장을 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와 탈퇴에 합의하더라도 이 합의는 의회에서 부결될 것이고, 이는 결국 총선이나 새로운 국민투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 EU와의 합의 실패에 따른 '노 딜 브렉시트'의 경우 영국은 EU로부터 떨어져나와 세계무역기구(WTO)로 되돌아가겠지만, 이는 가정하기 어렵다.

결국, 보수당 정부가 총선을 치르는 것은 사실상 자살행위인 만큼 이에 앞서 브렉시트와 관련한 새로운 국민투표를 치르는 것이 낫다는 것이 블레어의 주장이다.

그는 국민투표를 다시 한다는 것은 비민주적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이 국민투표 이후에야 브렉시트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됐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가치가 없거나 고통을 안겨주는 예정된 길로 가기보다는 다시 한 번 영국인들의 의사를 묻는 게 바람직하다고 블레어는 강조했다.

블레어는 줄곧 브렉시트를 반대해왔으며 최근 브렉시트와 관련해 새로운 국민투표가 열릴 가능성을 반반으로 평가한 바 있다.

한편, 영국인들은 바로 내일 브렉시트 투표가 실시된다면 54%가 EU 잔류를 선택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채널4 방송이 여론조사전문기관에 의뢰,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영국민 2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7일 공개한 결과다.

앞서 2016년 실시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4천650만 명 중 72.2%가 참가해 51.9%가 'EU 탈퇴' 쪽에 표를 던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