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논란 관련 경찰 출석한 김혜경씨 (사진=연합뉴스)
'혜경궁 김씨' 논란 관련 경찰 출석한 김혜경씨 (사진=연합뉴스)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 논란과 관련,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2일 경찰에 출석했다.

김 씨는 이날 오전 10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피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나와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들릴 듯 말 듯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하고 곧바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죄송합니다"라는 답은 이번 사태에 대한 답이라기 보다는 바삐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게 돼서 미안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파란색 옷을 입은 김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옅은 미소를 띤 채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소이부답(笑而不答)'으로 일관했다.

'소이부답'은 중국의 유명한 시인 이백의 '산중문답(山中問答)'이라는 시에 나오는 표현으로, 말 대신 웃음으로 답하는 모습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김씨가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달 24일에 이어 두 번째다.

비공개로 진행된 1차 조사 때 김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다가 자신의 경찰출석이 언론에 보도되자 경찰에 항의한 뒤 귀가했다.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은 6·13 지방선거의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후보였던 전해철 의원이 지난 4월 트위터 계정인 '@08__hkkim'이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해당 계정이 이 지사 부인 김씨의 이름 영문 이니셜과 같다는 이유 등으로 김씨의 계정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판사 출신 이정렬 변호사는 지난 6월 계정의 주인으로 김씨가 유력하게 의심된다며 김씨를 고발했다.

전 의원은 지난달 13일 "당내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고발을 취하했으나, 경찰은 일부 언론이 계정의 주인으로 지목한 이 지사의 전직 운전기사에 이어 이날 김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근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운전기사는 정치인의 SNS를 독자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면서 "이 지사가 (운전기사의 글 게시를) 몰랐다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