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진흥원·산업부 주최
대통령상 카카오·코리아나
모나미는 국무총리상 받아
결과는 대박이었다. 한정판 1만 개가 이틀 만에 동났다. 중고 거래가가 한때 30만원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파카, 몽블랑 등 해외 브랜드가 점령한 고급 펜 시장으로 모나미가 눈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제품 고급화로 모나미의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 2014년 100억원을 넘어섰고 2016년엔 150억원을 돌파했다.
모나미는 디자인 경영 혁신을 인정받아 올해 대한민국디자인대상에서 디자인 경영 부문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중소기업 68%, 디자인 개발 경험 없어”
디자인은 단순히 외형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요즘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마케팅 브랜드 등 경영 전략 전반에 걸쳐 디자인을 주요 경쟁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국내 중소기업은 디자인을 개발해 본 경험이 없다. 관심이 없는 기업도 많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 가운데 68%가 디자인 개발·개선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자인에 대한 무관심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중소기업의 디자인 인식 제고와 디자인 개발 지원 등을 위해 20년째 대한민국디자인대상 행사를 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디자인진흥원과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제20회 대한민국디자인대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올해는 디자인 경영 부문 9개사, 지방자치단체 부문 3개 단체, 디자인공로자 13명 등 25개 기업·단체와 개인이 수상했다.
◆디자이너 출신 경영자도 증가
디자인 경영 부문 대통령상(대상)은 멜론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와 코리아나화장품이 받았다.
코리아나화장품은 한국 자개명장 김영준 작가 등과 협업해 전통적인 디자인을 화장품 용기에 적용, 한국적 디자인을 세계에 알리고 해외 공모전 등에서 수상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국무총리상은 모나미와 스마트홈업체 코맥스, 스마트폰 케이스업체 이룸디자인스킨이 수상했다.
지자체 부문에선 전주시가 대통령상을 받았다. 한옥마을의 전통문화 콘텐츠를 확충하고 사람·생태·문화 3대 원칙을 세워 도시를 디자인한 점을 인정받았다.
디자이너 출신 경영자도 늘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봉진 대표와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이날 디자인 공로 부문 산업부장관상을 받았다. 실내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사무실 전반에 디자인 경영을 도입했다.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주요 이용층인 20~30대 1인 가구와 대학생 등을 겨냥해 브랜드 콘셉트를 ‘키치(kitsch·질이 낮지만 친숙한)’로 정했다. 이런 콘셉트를 기반으로 ‘배달이’ 등 다양한 캐릭터와 문구 등을 내놔 히트를 쳤다.
디자인대상 시상식은 산업부가 주최한 ‘디자인코리아 2018’과 함께 열렸다. 국내외 디자인산업 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형 전시회로 11월4일까지 킨텍스에서 열린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