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30일 오후 2시17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하는 증권선물위원회가 석 달 반 만에 다시 시작된다. 금융감독원은 재감리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기준 위반 기간을 늘리고, 과징금을 올리는 등 징계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이번에도 ‘벼랑 끝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31일 증선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대한 재감리 조치안이 상정된다.

증선위는 지난 7월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적 공시누락’으로 검찰 고발 등 제재를 결정했다. 당시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하고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청했다.

금감원은 재감리 조치안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미국 바이오젠과 합작 설립한 2012년부터 종속회사가 아니라 관계회사로 인식했어야 한다(회계처리 위반 중과실)는 것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은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지적 사항을 담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혐의로 과징금은 기존 60억원에서 80억원으로 높아졌고, 회사와 대표이사에 대한 검찰고발 및 대표이사 해임 건의도 조치안에 포함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심제가 적용되는 이번 증선위에서 금감원의 두 가지 지적에 대해 모두 무혐의를 주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심제는 피감 회사가 금감원 감리부서와 동석해 동등하게 소명 기회를 얻는 제도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에피스가 설립된 2012년 2월부터 그해 12월까지 10개월 동안 합작계약서, 이사회 회의록, 자금조달 등은 회계처리가 적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후의 기록을 보고 당시 상황을 유추해 기준을 위반했다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증선위가 최종 결론을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회계업계에선 두세 차례 추가 증선위를 거쳐 연말께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