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환율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중국 금융당국의 강력한 구두 개입에 29일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던 위안화 환율은 30일 다시 가파르게 오르면서 중국 정부와 시장이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달러당 7위안선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날 중국 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6.9741위안까지 치솟았는데요.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5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홍콩 역외 외환시장에서도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6.9773위안까지 뛰어올라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인민은행은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28% 올린 6.9574위안으로 고시했습니다. 기준환율을 올렸다는 건 위안화 가치를 그만큼 평가절하했다는 뜻이지요. 기준환율을 올린 게 중국 역내외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환율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 정부가 7위안선을 포기하는 ‘포치(破七)’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7위안대 돌파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관영 신화통신 계열 경제지인 경제참고보는 “외환 당국에는 시장 안정을 위한 힘과 결심이 있다”며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선을 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미국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달러 강세,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 엄중한 외부 환경 등 요인으로 현재 위안화 환율의 안정적인 유지에 어려움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중국 정부가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한 충분한 정책 도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신문은 “중국 환율시스템의 핵심 키워드는 관리변동제”라면서 “이는 외환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장 환율이 결정됨과 동시에 파동과 리스크가 예상될 때 당국이 ‘보이는 손’을 운용해 시장 조절에 나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중국 외환당국은 지난 8월 이후 △외국 선물환거래에 20% 증거금 부과 △위안화 기준환율 산정 때 경기대응요소(counter-cyclical factor) 재도입 △중앙은행의 홍콩 내 중앙은행증권(Central Bank Bill) 발행 시스템 마련 등을 통해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동원 중입니다.

반면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결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티머시 모 골드만삭스 아시아 거시연구 공동대표는 최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향후 6개월 동안 7위안을 돌파해 7.1위안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