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 주가가 하락장에서 증권주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중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들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증권주로 구성된 KRX증권지수는 17.5% 하락했다. 업종 대장주인 미래에셋대우가 22.8% 떨어졌고, 한국금융지주(20.2%)와 키움증권(26.8%) 등도 20% 이상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미국 증시 급락 등의 충격으로 13.3% 내려가면서 증권사 실적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증권사 개인고객부문(리테일) 실적을 좌우하는 증시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 기준 올 상반기 하루 평균 최대인 13조원에 이르렀으나 이달 들어선 3조원대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 주가는 10월 중 6.5% 내려가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22~26일)에는 KRX증권지수가 2.47% 하락하는 동안 3.5%가량 상승하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메리츠종금증권이 브로커리지 등 리테일부문 실적 민감도가 낮아 하락장에서 업종 평균을 웃도는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사업구조상 증시 거래대금 감소 등 이슈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얘기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 2분기 순영업이익에서 리테일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10% 남짓에 불과하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메리츠종금증권이 전년 동기 수준인 888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대 배당수익률이 지난해 4.4%에서 올해 5.7%로 상승하는 등 배당주로서 투자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