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폭력, 범죄 등을 피해 미국으로 향하는 중남미 난민 행렬(캐러밴)이 21일(현지시간) 5000명 이상으로 불어났다고 미국과 멕시코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 12일 160명이 온두라스를 출발한 지 열흘 만에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여러 국가 난민들이 합류하면서 인원이 30배 넘게 늘었다.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이들의 미국 입국을 막겠다고 벼르고 있어 2주 앞으로 다가온 미 중간선거(11월6일)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난민 행렬은 이날 멕시코 남부 국경도시 시우다 이달고 근처를 통과한 뒤 미국을 향해 북진하고 있다. 대부분 걸어서 이동한다. 최종 목적지는 미국이다. 미국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아 정착하는 게 이들의 목표다. 출발지인 온두라스 북부에서 미국 국경까지는 직선거리로 3000~4000㎞에 달한다. 이처럼 멀고 힘든 길로 이들을 내몬 원인은 중남미 국가에서 빈번한 살인과 폭력, 가난과 범죄다. 캐러밴은 과거에도 매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규모가 큰 데다 미 중간선거까지 겹치면서 더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캐러밴은 민주당의 망신거리”라며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이민법을 지금 바꾸라”고 민주당을 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엔 군 병력을 동원해서라도 캐러밴을 차단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