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현장에선 총알을 피했는데, 이곳에선 티잉 그라운드에 바나나가 없다고 무전이 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죠.(웃음)”

대니 콜슨 "테러 현장서 30년 일했어도 우즈 오면 긴장"
21일 ‘더 CJ컵 @ 나인브릿지’가 열린 제주 클럽나인브릿지에서 만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보안 총책임자 대니 콜슨 씨(77·사진)는 “테러 현장만큼 수많은 사람이 몰리는 골프장 역시 단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며 “항상 여러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돌발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서 30년간 몸담으며 부국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연방정부청사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났을 때도 현장을 지휘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FBI에서 일하던 콜슨 씨가 골프계와 연이 닿은 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덕분이다. 20년 전 텍사스에서 열린 PGA투어 대회에 우즈가 출전했다. 엄청난 우즈의 인기에 많은 갤러리가 몰렸고 PGA투어는 부랴부랴 보안 전문가를 찾다가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계속되는 요청에 골프장을 찾았더니 선수와 관계자들이 인격적으로 무척 훌륭했다”며 “이후 지금까지 골프장에 남게 됐다”고 설명했다.

PGA투어에선 보안 최고의 전문가인 콜슨 씨도 당황하는 상황이 종종 벌어진다. 최근에는 우즈의 부활을 알린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서 일어났다. 그는 “경기 막판 우즈의 우승이 확정되자 사람들이 코스 안으로 몰려들어 결국 플랜B로 가야 했다”며 “세부 내용을 밝힐 수 없지만 다행히 계획대로 갤러리를 통제해 사고 없이 대회를 마쳤다”고 말했다.

서귀포=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