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남북러 3자 협력사업·대북 안전보장 등에 참여 가능"
"크림반도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은 글로벌화·美 유행 전파 결과"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흑해 연안의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클럽'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미스터 김정은 간의 새로운 회담이 준비되고 있다는 얘길 듣고 있다.

회담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정세는 현재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전쟁의 위기에 있었지만 이제 다행히 평화 국면에 있다"면서 "미국 행정부와 북한 간 직접 접촉이 지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북미 대화 진전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푸틴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러시아가 할 수 있는 긍정적 역할에 대해 "우리가 얘기해온 3자 계획(남북러 3자 협력 사업)을 실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러 철도 연결, (동북아 지역 통합) 전력망 구축, 북한 경유 가스관 건설 등이 그것이며 몇몇 합작기업을 설립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경제 분야에서의 공동 작업이 정치 문제와 안보 문제 해결을 위한 조건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가 미국, 중국과 함께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에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발생한 크림반도 케르치 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이 사건이 '세계화'(globalisation)와 미국 유행전파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에서 여러 동호회가 만들어진 것을 본다.

모든 것은 미국 학교에서 발생한 비극적 사건(총기 난사 사건)들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젊은이들이 스스로 가짜 영웅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젊은이들에게 필요하고 재미있으며 유익한 콘텐츠를 만들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젊은이들이 영웅주의의 대체품에 매달리고 있고 이것이 유사한 비극으로 이어진다"고 진단했다.

푸틴은 러시아의 핵무기 전략에 관해 설명하며 "우리의 핵무기 사용 개념에는 선제 타격은 없다.

이는 잠재적 적이 우리 영토를 향해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우리가 핵무기를 사용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핵 독트린의 핵심은 반드시 복수가 있을 것이고 그들이 제거될 것임을 침략자들이 알게 하는 것"이라면서 "(핵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는 공격의 희생자, 순교자로서 천당에 가겠지만 그들(침략자들)은 죽어 넘어져 참회할 시간도 없을 것"이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푸틴은 또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 사건과 관련한 러시아의 대응 조치에 대해 "만일 누군가가 살해가 일어났다고 생각한다면 증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우리도 합당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수준인 미-러 간 갈등의 원인을 미국 국내 정치 분쟁에 돌리면서, 다음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2020년 이후에나 미 국내 정치 위기가 해결될 것이며 그래야 반러시아 분위기도 수그러들 것으로 전망했다.

푸틴은 이밖에 일본과의 평화조약 체결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영토 문제(쿠릴열도 문제) 해결 없이는 평화조약 체결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평화조약 체결이 양국 간 신뢰 수준을 높이고 이것이 영토 문제 해결을 가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바래…북미 접촉 이어지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