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택시 대란` 없었다…경인 지역서는 수만 대 운행 중단
카카오의 카풀사업 진출에 반대하는 전국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24시간` 운행중단에 나선 18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민불편이 있었으나, 전국적으로는 우려됐던 `택시 대란`은 없었다.

기사들은 대부분 평소처럼 영업에 나서거나 일부만 운행중단에 참여했다.

그러나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수만 대가 운행을 중단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기도는 이날 법인 1만5천495명, 개인 2만6천608명 등 전체 택시기사 4만2천103명 가운데 3만3천472명, 79.5%가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각자 1대의 택시를 확보한 개인 택시기사가 대부분인 2만3천750명을 차지해 택시 대수로는 3만대 이상이 멈춰 선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는 각 도로전광판과 버스 안내판을 통해 운행중단 사실을 알리고 출퇴근 시간 버스 배차를 늘렸지만, 시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날 오후 늦은 시간까지도 수도권 지역 택시들의 운행 중단은 계속됐다.

퇴근 시간 경기도 의정부시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앞 택시 승차장에는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

경전철 환승역인 회룡역도 택시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직장인 박민수(45) 씨는 "서울에서 저녁 약속이 있었는데 취소하고 서둘러 귀가했다"며 "평소 같으면 전철 막차를 타도 택시를 타고 집에 갈 수 있었으나 오늘은 힘들 것 같아 약속을 아예 취소했다"고 아쉬워했다.

인천시는 개인택시 8천986대, 법인택시 5천385대 등 등록한 1만4천371대 중 90%인 1만3천대가량이 운행중단에 동참한 것으로 추산했다.

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인천지역에서 운행되고 있는 택시는 평소 운행대수의 20% 수준인 2천여대다.

시민들은 "택시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시에 민원을 잇따라 제기하는 등 불편을 토로했다.

이에 인천시는 인천지하철 1·2호선은 이날 출퇴근 시간대와 심야시간대 모두 4차례씩 추가 운행하고 막차도 1시간 연장해 19일 오전 2시까지 2차례 추가 운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인천지역 전체 택시기사에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18일 오후부터는 운행에 나서달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운항 재개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국토교통부는 운행중단 참여율이 10% 안팎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의 개인택시는 4만9천242대, 법인택시는 2만2천603대 등 총 7만1천845대여서 이중 7천대 정도가 운행을 중단했다고 보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이날 5만여대의 택시가 멈춰섰다. 이는 택시업계가 추산한 것과 같은 수치이다.

다만,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일부 택시만 운행을 중단해 별다른 혼란은 없었다.

대구에서는 법인택시와 개인택시조합 회원, 택시 회사 관계자 등 600명이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경북에서는 160명의 택시업계 관계자가 서울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 1만6천여 대, 경북 1만여 대 택시가 등록된 것을 고려하면 상경 시위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대구법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카풀 서비스 명분이 되는 택시 승차거부는 극히 일부 지역, 특정 시간대에 벌어지는 현상이다"며 "대구는 택시 과잉으로 감차가 진행 중인데 자가용 영업을 허용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전·충남 지역에서는 기사 900여명이 서울에서 열리는 `카카오 카풀 반대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상경 집회에 나섰지만, 교통 혼란은 빚어지지 않았다.

주로 시·군 대표자와 휴무일인 개인택시 사업자 위주로 집회에 참여하고 파업은 하지 않기로 자체 결의해 대전의 개인택시 5천352대와 법인택시 3천312대, 충남의 개인택시 4천대와 법인택시 2천대 등은 대부분 정상 운행하고 있다.

광주·전남, 충북 등 다른 곳에서도 기사들이 운행에 나서거나 휴무자 위주로 운행을 중단해 시민 불편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번 운행중단은 카카오의 카풀산업 진출로 인한 택시업계와 카카오 간의 갈등으로 발단됐다.

택시업계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는 현행 운수사업법을 위반한 엄연한 불법이라며 현행법에 카풀이 가능한 `출퇴근 시간`이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사실상 24시간 운영, 택시 생존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 측은 택시 수요가 시간·장소에 따라 급격히 변하지만, 공급은 경직돼 수급 불균형이 생기고 있다며 서비스 도입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김주리기자 yuffie5@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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