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네이버 본사.  /네이버 제공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네이버 본사. /네이버 제공
네이버는 연간 매출 4조원,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으로 탄탄하게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 재편과 기술 투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 검색과 인공지능 결합…유럽서 신시장 개척한다
네이버가 만든 서비스 중에는 이미 해외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것이 적지 않다. 스마트폰 메신저 ‘라인’을 비롯해 동영상 서비스 ‘브이라이브’, 카메라 앱(응용프로그램) ‘스노우’, 만화 서비스 ‘네이버 웹툰’ 등이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누적 다운로드 5700만 건을 넘어선 브이라이브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해외 이용자 비중이 80%대에 이른다. 네이버웹툰 역시 미국 시장에서 월간 사용자 5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매달 세계 시장에서 5000만 명 이상이 보는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했다.

한성숙 대표
한성숙 대표
커뮤니티 서비스 ‘밴드’는 방과 후 활동이 활발한 미국의 청소년 사이에서 주목받으면서 미국 내 월간 이용자 수 100만 명을 넘어섰다. 스노우는 동영상 카메라 기능을 중심으로 증강현실(AR) 기술과 콘텐츠를 고도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한국 인터넷기업의 불모지’로 꼽혔던 유럽 시장에도 도전장을 냈다. 코렐리아캐피털과 손잡고 ‘K펀드1’를 조성해 드비알레, 잡 티저, AB테이스티, 스닙스, 셰프 클럽 등 현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세계 4대 AI 연구소의 하나로 평가받는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현 네이버랩스유럽)을 인수하는 한편 홍콩과학기술대(HKUST)와 AI 연구소를 공동 설립해 해외 연구개발(R&D) 거점을 확보했다. 전문가 사이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CVPR, NIPS 등의 학회에서 네이버랩스, 클로바, 네이버웹툰 등을 다룬 논문이 다수 소개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검색 기술 연구·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네이버 서치’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전담하는 ‘클로바’ 조직을 ‘서치&클로바’로 통합했다.

네이버의 핵심 역량을 갖춘 두 조직의 결합을 계기로 AI 기반의 고도화된 검색 역량을 확보하고, 차세대 플랫폼인 클로바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구상이다.

밴드와 카페를 담당하던 곳은 ‘그룹&’이라는 이름의 사내독립기업으로 분사하는 등 조직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회사 경쟁력의 핵심인 검색과 네이버·라인이 공동 개발하는 AI 플랫폼 클로바의 시너지 효과를 높여 해외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글로벌 도전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소규모 창작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꽃’ 사업을 3년째 벌이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 이어 지난달 광주에 세 번째로 문을 연 ‘파트너스퀘어’는 음식, 생활용품, 공예 등 판매자들의 성장을 돕는 지역 거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이버는 내년부터 스마트스토어 개점 1년 미만인 신규 창업자를 대상으로 월 500만원 미만의 거래액에 대해 1년간 결제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또 월 거래액 800만원 이상의 사업자는 판매대금의 80%를 선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퀵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한다.

네이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중소 사업자들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네이버 측은 “모든 분야에 AI를 적용한 ‘기술 플랫폼’ 기반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한편 스몰 비즈니스, 창작자와 동반 성장하는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져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