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기부 적폐라더니…"농어촌기금 왜 안내냐" 호통친 농해수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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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정감사 현장
5대그룹 핵심 임원 줄소환
"농민들 어려우니 좀 내달라"
민간기업에 기금 출연 요구
5대그룹 핵심 임원 줄소환
"농민들 어려우니 좀 내달라"
민간기업에 기금 출연 요구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2015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당시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여·야·정이 FTA 비준 대가로 설치를 약속한 것이다. FTA로 수혜를 보는 대기업이 일정 금액을 나눠 내 농어촌 지원에 쓰자는 취지다. 작년 3월 출범했으며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총 1조원을 모으는 게 정부 목표다.
농해수위는 10일 국감에 주은기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장(부사장), 서경석 현대자동차그룹 전무, 정현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회 전무, 이시용 LG전자 구매경영센터장(전무), 이종현 롯데지주 전무 등 5대 그룹 핵심 임원을 증인으로 불렀다. 이 자리에서 농해수위 의원들은 특정 기업을 지목하며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을 요구했다.
의원들은 주 부사장에게 “삼성이 대·중소기업협력기금은 내고 있는데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냐”며 “삼성이 조금만 나눠 내면 농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정 전무에게는 “300만 농민이 어려우니 여러분이 좀 (상생기금을) 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전무에게는 “롯데가 상생을 많이 하는데 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은 하지 않느냐”는 질의가 들어왔다. 의원들은 질의 과정에서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국정농단 사태에서의 기업 모금과 다르다” “이런 ‘갑질’이라면 열 배라도 더 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대기업 임원들은 “잘 검토하겠다”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한 임원은 “사회공헌활동은 다른 방향으로 해왔는데 이 부분에는 소홀했던 것 같다”며 출연 요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은 작년 출범 이후 모금액이 부진했다. 지난해 309억6450만원, 올해엔 이달 4일까지 166억5000만원 모금에 그쳤다. 정부가 올해 말까지 2000억원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던 점을 감안하면 목표액의 23.8%밖에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모금된 476억1763만원 가운데 98.3%인 468억2563만원이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걷혔다. 한국전력(120억원) 서부발전(123억원) 동서발전(55억원) 남부발전(50억원) 등 발전 공기업 출연액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민간기업 출연은 7억4090만원(1.6%)에 그쳤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