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차로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현대모터스포츠법인(HMSG). 건물 안에 들어서자마자 ‘부르릉’ 굉음이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연구원들이 자동차 경주대회인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과 월드 투어링카 컵(WTCR)에 내보낼 랠리카를 담금질하는 소리였다.

2012년 바이에른주 알체나우시에 둥지를 튼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은 국내외 각 부서에 흩어져 있던 고성능차 관련 부서를 통합한 조직이다. 250여 명의 직원들이 고성능차 선행기술 개발과 검증, 차량 개조 등을 맡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랠리카는 WRC를 휩쓸고 있다. WRC는 F1과 함께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여는 자동차 경주대회다. 시속 300㎞ 이상 초고속으로 서킷을 달리는 F1과 달리 11개월간 전 세계 13개국에서 아스팔트와 자갈길 등을 달려 순위를 매기는 경기다. 현대차(현재 279점)는 최대 380마력의 힘을 내는 전륜구동 ‘i20 WRC’를 앞세워 현재 도요타 레이싱팀(284점)과 근소한 차이로 1위를 다투고 있다.

‘i30 TCR’을 내세운 WTCR에서도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모델을 탄 두 레이싱팀이 1, 2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두 레이싱 대회에서 동반 종합우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이 생산한 랠리카가 세계적 경주 대회에서 잇따라 선전하자 덩달아 고성능차 판매량도 늘고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고성능 양산차인 ‘i30 N’은 유럽 시장에서 3771대가 팔려 연간 판매 목표(2800대)를 일찌감치 넘어섰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유럽 판매량도 시장 진출 41년 만에 처음 100만 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은 지난 6일 출국해 체코 및 영국 법인 등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웨일스에서 열린 월드랠리챔피언십(WRC)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체나우(독일)=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